80년대 북한 문학작품의 가장 큰 특징의 하나는남한 사회현실에 대한 비판이라고 23일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권영민 교수가 지적했다. 권 교수는 이날 열린 서울대 '통일포럼'(위원장 장달중 정치학과 교수)에서 발표한 논문 '주체사상과 북한 문학의 의미'에서 80년대 북한 문단에서는 특히 남한사회에서 정치적 갈등의 한복판에 자리잡은 광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남한 사회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작품이 많이 발표됐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석윤기의 '봄우뢰'(84년작), 리경숙의 '행진곡'(88년작)을 들고, 특히 전 작가동맹위원장 석윤기의 '봄우뢰'는 "광주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주인공이 투쟁의 대열에서 벗어나려 했으나 현실투쟁에 앞장서고 있는 부유한 의사 집안의 딸인 여주인공의 열정에 감복, 결국은 자신도 투쟁의길로 나선다는 전형적인 남한사회 비판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리경숙은 '행진곡' 외에도 1988년 '량심의 길'을 발표했는데, 이 작품은 대학생의 노동운동을 소재로 하고 있다고 권 교수는 전했다. 북한 문단에서는 이 작품들을 남한의 사회적 분열과 계층적 갈등을 더욱 강조,조장하기 위한 정치ㆍ문화적 공세 차원에서 발표했지만, 80년 후반 들어서면서 이같은 이념적 성격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고 권 교수는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척호기자 chchoi0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