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청와대 회동 결과에 대해 한나라당측은 내용보다는 의전 등 형식에 상당한 불만을 표시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영수회담이 아닌 특보급 회담으로 격이 낮춰진 느낌"이라며 분개했다. 당초 협상과는 달리 청와대측에서 박지원 비서실장과 정무,공보수석 등 보좌진이 대거 참석,"6자회담이 아니라 11자회담이 됐다"는 주장이다. 또 북한 핵문제와 대북지원의 연계용의를 묻는 질문에 임동원 외교안보통일 특보가 김 대통령을 대신해 답변한데 대해서도 "대통령 발언을 제약한 상당히 의도적인 것이었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회동 결과를 설명하면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정몽준 의원을 은근히 '차별'대우해 눈길을 끌었다. 노 후보는 이 후보의 발언내용을 자신의 발언보다 먼저 소개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부드러웠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 의원의 발언에 대해선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견해 외에 딱부러진 주장이 없어 소개할게 마땅치 않다"고 폄하,불편한 속내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국민통합 21'의 정몽준 의원은 회담후 당사에 돌아와서 "오늘 같이 좋은 회의는 CNN에 이야기해서 국제적으로 보도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회동 결과에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이내 한나라당에 날을 세웠다. 그는 "한나라당에서는 정부가 북핵 사실을 은폐했다고 주장하는데 미국이 우리에게 알려준 정보이므로 외교적으로 미국과 발표시기를 조정하는게 당연하다"며 "(한나라당은) 사심없이 얘기해야지 이런 (한나라당의) 발표를 듣는 국민의 마음은 상당히 무거웠을 것이다"고 비판했다. 김병일·정종호·윤기동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