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반노(反盧) 그룹인 `후보단일화 추진협의회'(후단협)의 표류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국민통합 21'과 자민련,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측과의4자연대가 사실상 무산되는 분위기에서 독자행보 성패의 관건인 탈당을 밀어붙이기위한 추동력이 급격히 약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언론매체의 여론조사 결과 정 의원의 지지도가 주춤하거나 약간 `빠지는'기미를 보이면서 탈당을 보류하는 관망파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한화갑(韓和甲) 대표쪽 의원들과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노무현(盧武鉉) 후보 지지' 움직임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후단협 지도부는 일단 독자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해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탈당계 서명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내부적으로 선(先) 탈당파와 관망파간에 논란만 계속되고 있어 곤혹스런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회장인 최명헌(崔明憲) 의원은 23일 "탈당계를 제출한 의원이 17-18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빨리하자'는 입장과 `이달말까지 기다려보자'는 입장이 있어 논의를 더 해봐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그러나 "오늘 아침 한 대표를 만나 제명을 요구했다"며 "금명간 후단협내전국구 의원 4명이 당에 제명요구서를 제출할 생각"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총무위원장인 설송웅 의원도 "의원들과 개별접촉을 하고 있다"며 "밀고 나가야지"라고 말해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탈당을 결행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후단협측 의원 10여명은 이날 낮 모임을 갖고 회장단에게 이미 탈당계를 제출한 13명의 의원들외에 이미 탈당을 선언한 경기지역 의원과 내주중 탈당,교섭단체를 구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참석자는 "내주중 후단협 전체모임을 갖고 탈당시기 및 절차에 관해 최종 입장을 정하기로 했다"며 최근 위축된 후보단일화 활동을 재개할 방침을 밝혔다. 경기지역 의원 7명도 이날 오찬 회동을 갖고 참석자중 대다수가 탈당계를 제출하고 후단협측 탈당파 의원들과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하지만 경기의원 9명 가운데도 이미 3-4명이 `이달말까지 기다려보자'고 선회한상태여서 후단협측 의원들의 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탈당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강경파인 강성구(姜成求) 의원은 "지난번 모였던 9명중 여러명이 신중해진 것같고 일부만 움직이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지역 초선의원도 "단일화후 사퇴파, 교섭단체 구성후 사퇴파 등 탈당을 선언한 의원마다 탈당결행 시기를 10월말, 11월초로 다양하게 잡고 있다"며 "탈당후누가 리더가 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정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 충청.경기지역 일부 의원들이 `통합 21' 또는 한나라당에 직행할 것이란 관측도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