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3일 청와대 6자회동에 대해 "북핵문제와 관련, 여야를 떠나 초당적 대처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는데 의미가 있었지만 회동 형식에 문제가 적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대북 핵개발과 대북지원은 연계돼야 한다'는 자신의 요구에 대해 임동원(林東源) 외교안보통일특보가 나서서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데 대해 몹시 불쾌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가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임특보에게 맡긴 것은 유감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의전 형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당초 조순용(趙淳容) 청와대 정무수석과 권철현(權哲賢) 후보비서실장간 협의과정에선 통일부장관과 청와대 외교수석이 5분씩 보고한 뒤 후보들과 대통령이 발언하는 것으로 돼 있었을 뿐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무.공보수석, 특보 등이 참석한다는 얘기는 없었다는 것이다. 남 대변인은 "당초 대통령과 이 후보 두 분이 만나서 얘기해야 하는데 6명이 한테이블에 앉았고, 청와대 수석들까지 참석해 총 10명이 넘게 참석하면서 심도있는 논의가 어려웠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나아가 "당초 2자회담을 요구했으나 10자 회담이 된 것 같다"며 "청와대가 이런 식으로 회동 형식을 만들어간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오늘 회동은 여야 영수회담이 아니라 '특보급 회담'으로 격이 낮아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도 청와대 회동직후 권 실장과 남 대변인에게 "이번 청와대 회담이 국민적 공감을 얻는데 조금이라도 유익하길 바랬으나 충분한 논의보다 각자 얘기하고 끝나버려 아쉽다"며 "눈에 띄는 성과를 기대했던 분에게는 성과가 미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