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3일 남북장관급회담을 통해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 협력' 원칙을 밝힘에 따라 대치국면으로 치달아 온 북핵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전날 부시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대한 "평화적 해결"을 강조한데 이어 북한이비록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대화해결 협력'을 약속함에 따라 한반도를 긴장상태로 몰아넣고 있는 북핵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일단 북한과 함께 이번 사태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의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어 향후 북미관계를 예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북한이 원론적이기는 하지만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방침을 밝힌 것은사태해결의 진일보라는 측면에서 미국도 이번 회담결과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는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이 이번 사태이후 계속 요구했던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조치"가 이번남북회담을 통해서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은 `북미협상전 북한의 핵시설 선(先) 해체 및 핵개발 포기선언' 요구 입장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북미관계는 남북장관급회담 합의에 따른 북한의 가시적인 조치가 있을때까지 계속 긴장국면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외교 관측통들도 "북한의 가시적인 변화가 없는 한 당분간 현재의 상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미국은 24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열릴 한미 외무장관회담 및 26일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위한 한.미.일 3국의 공동보조를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여 협의결과가 주목된다. 이에 대한 북측의 대응 역시 예단할 수 없는 상태이다. 북한이 이번 공동보도문 합의를 통해 `시간을 벌려고 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지만, 반대로 과감한 조치를 준비중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제8차 남북장관급회담 우리측 대변인인 이봉조(李鳳朝) 통일부 정책실장은 이와관련, "북측의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해결하겠다는 용의를 밝히고, 이를 위해 필요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밝혀 주목된다. 북측이 우리에게 `필요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무엇인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북한도 말로만의 대화해결이 갖는 한계를 알기 때문에 미국을 상대로 한 직접적 조치를 강구중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핵문제 등에 대한 북한의 선미후남(先美後南) 전략을감안했을 때 앞으로 미국을 상대로 직접적인 제안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