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차 남북 장관급 회담 양측 대표들은 평양회담 마지막날인 22일까지 북한의 핵문제 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타결에 난항을 겪고 있다. 남측은 또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 국방장관회담 개최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제기했지만 북측은 철도.도로 연결, 당국 차원의 개성공단 건설, 해운협정 체결 등만을 집중 거론해 합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 핵문제 일단 남측은 핵 파문에 대한 해명과 조치를 북측에 요구하면서 이를 공동보도문에 명시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북측은 `대화를 통한 해결'에 긍정적 태도를 취하면서도 명문화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21일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용의가 있다면 대화를 통해 안보상의 우려 사항을 해소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데 이어 북측은 회담에서도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켈리 미국 특사를 맞은 자리에서 핵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했던 것에서 알수 있듯 핵 문제를 남북간 논의 사항이 아닌 북미간의 의제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보인다. 북측이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내놓고 있는 `일괄타결 전략'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나 접점을 모색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한 남북, 북미간의 마찰로 불거질 소지도 있다. 남측 대변인인 이봉조(李鳳朝) 통일부 정책실장은 "양측은 이번 문제(핵개발 파문)가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혀 타결가능성도 열려 있다. ◇ 납북자 문제 납북자처리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핵개발 파문과 더불어 가장 민감한 사안중 하나로 지적돼왔다. 남측은 이번 회담에서 핵개발 파문에 이어 납북자 문제에 대한 기본 입장을 전달하는 한편, 최근 국내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6.25 전쟁 이후 행방불명자(납북자)문제에 대해서도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북측은 제4차 적십자회담에서 전쟁중 소식을 알수 없게 된 자들에 대한 협의.해결을 먼저 거론하기 전까지 납북자 존재 자체를 시인하지 않은 바 있다. 납북자가족단체들의 대통령면담 요구과 해상시위 등 다각적인 노력끝에 납북자문제는 협상 테이블에 올라가게 됐으나 북측은 납득할만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장관급회담에서 10월중 예정됐던 적십자실무회담 일정을 잡고 적십자 차원에서 해결책을 마련하는 수순을 밟는 선에서 타협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 군사신뢰구축 문제 남측 대표단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 핵문제와 납북자 문제 외에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문제를 다룰 2차 국방장관 회담 개최 문제를 비중있게 제기했다. 이에대해 북측은 철도.도로 연결 공사 지속과 개성공단 건설, 해운협정 체결 등을 제시하면서 군사적 신뢰구축 방안 등은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또 지난 9월 17일 판문점 군사실무회담에서 남측이 제기한 2차 국방장관회담 개최 제의에 대해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응답한 적이 없다. 이와관련, 정부 당국자는 북측이 핵 문제를 중심으로 미국측과 현안을 일괄 타결하고 남측과는 경제협력 논의에 치중한다는 이원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다 군부가 권력구조의 최우위에 있는 체제 성격상 장관급 회담급에서는 군사 문제를 논의하지 않는다는 방침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는 별도로 북측은 경의선.동해선 연결 공사를 계기로 시작된 군사실무회담에서 이 문제를 다루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심규석.문관현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