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鄭夢準) 의원의 '국민통합 21'과 민주당반노.비노세력인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자민련,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가추진해온 통합신당이 참여 정파간 이견으로 무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민련의 통합신당 참여 유보, 후단협 내부 이견, 통합신당 대선후보 선출방법에 대한 정파간 갈등 등이 표면화함으로써 당초 합의했던 이번주중 공동 원내교섭단체 구성과 내달초 통합신당 출범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물론 통합논의 자체가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통합세력 관계자들이 22일 전했다. 특히 통합21측은 통합신당 논의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판단, 4개 정파 대표가참여하는 통합논의 방식을 중단하고 독자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면서 현역의원을개별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와 관련, 통합21은 오는 30일 서울 올림픽 펜싱경기장이나 내달 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창당대회를 개최키로 했다. 통합21 핵심 관계자는 22일 "4자연대가 마치 지분협상을 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있어 앞으로 4자가 다 모여 회의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연대논의 자체를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통합 논의과정에서 무리한 면이 있었으나 우리 때문에 깨졌다는인식을 주지 않기 위해 자제해왔다"면서 "우리는 국민통합과 정치혁명의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며 이에 동참하는 세력을 영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신옥(姜信玉) 창당준비위 기획단장은 "4자연대라는 것이 당초 정 의원의 대선후보 추대를 전제로 한 것인데 엉뚱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4자가 모이는 형식의 회의는 불필요하며, 다만 후단협과의 연대 논의는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이한동 전 총리측에 대한 `배제' 입장을 시사했다. 통합21은 핵심 관계자들간 내부회의를 거쳐 이같은 입장을 정리, 정 의원과도의견 조율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후단협을 주도하고 있는 한 의원은 "`정몽준 신당' 합류 여부와는 상관없이 우선 민주당을 탈당해 독자적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해 당초 추진했던 공동 원내교섭단체 결성이 사실상 무산됐음을 밝혔다. 박상희(朴相熙) 의원은 "후단협 의원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정 의원으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이긴다는 확신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일단 대선승패와 관계없이 건전 야당이라도 할 수 있도록 교섭단체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자민련 조부영(趙富英) 부총재도 "이번주중 4개정파 대표자 회의를 재개할 분위기도 아니고, 회의를 연다 하더라도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같지 않다"면서 "후단협 의원들의 탈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리는 한발짝도 못나간다"고 말했다. 이한동 전 총리측은 빠르면 오는 25일께 창당발기인대회를 개최한 뒤 내달초 독자신당 창당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