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반노그룹인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가 `4자연대 공동신당'에 합의해놓고도 그 성패를 가를 탈당문제를 놓고 머뭇거리는 혼선을 보이고 있다. 특히 `4자연합신당'의 후보로 유력시되는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지지도가 최근들어 약간 떨어지거나 주춤거릴 조짐을 보이자 "잘못갔다가 낭패당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처럼 탈당을 놓고 헷갈리는 기류는 21일 아침 여의도 모 음식점에서 열린 후단협 회의에서 역력히 드러났다. 회의엔 공동회장인 김원길 최명헌 의원을 비롯해 김영배 김기재 이윤수 박병석박종우 김명섭 유재규 설송웅 곽치영 장성원 박상희 송석찬 김경천 박상규 장태완 최영희 등 현역의원 18명이 참석했다. 이윤수 의원은 선약을 이유로 자리를 뜨면서 "목적지는 같아도 버스를 타고 가자는 사람과 걸어가자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나 나는 돈이 들더라도 비행기를 타자는 입장"이라며 "먼저 탈당해야 2,3차 탈당이 이어질 것 아니냐"고 강경론을 폈다. 그는 그러나 "곽치영 의원은 `정몽준 의원의 지지도가 떨어지면 우리가 철새정치인이 되는 것이 아니냐'고 하더라"고 분위기를 소개했다. 이어 박상규(朴尙奎) 의원도 회의장을 빠져나오며 "(후단협이) 처음부터 나와 생각이 달랐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반면 역시 강경파로 분류되는 송석찬 의원은 "회의에서 4자연대 결의를 추인했으며 1차탈당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재규 의원은 "탈당시기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며 정 의원 지지율이주춤거리는데 대한 지적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분위기도 있다"고 확인했다. 한 참석자는 "내가 누굴 믿고 탈당계를 제출하느냐"고 노골적으로 회의론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미 탈당을 결의한 경기지역 의원 9명 가운데서도 2-3명이 탈당을 주저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결국 회의는 4자연대 합의를 추인한다는 것외엔 정작 관심사인 탈당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합의도 도출하지 못했다. 박병석 의원은 탈당문제에 대해 "11월초 4자신당 창당에 맞춰 내부입장을 정하기로 했다"며 단계적 탈당이 아닌 한번의 집단탈당쪽으로 시기가 늦춰지는 기류임을시사했다. 최명헌 회장은 "당초 먼저 탈당하는 의원들을 염두에 두고 금주내 교섭단체가 가능하다고 했으나 지금 의원들이 같이 행동하자고 해 금주내 교섭단체는 어려울 것같다"고 털어놓았다. 당내에선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낮다고 뛰쳐나가려는 사람들인 만큼 정몽준의원이 지지율이 낮아지는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선 탈당하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 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