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20일 오전 NBC TV '언론과의 만남' 프로그램에 출연, "북한이 94년 제네바 핵 합의를 파기했다고 밝혔기 때문에 미국도 더이상 협정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제네바 핵 합의는 사실상 폐기돼 미국의 대북한 중유제공 등 경제적 지원은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파월 장관은 경제적 지원 중단과 관련, "중국 일본 러시아 한국 등 한반도 주변국들과 협의해 단계적으로 실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달말 멕시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기구(APEC) 회의에서 김대중 대통령 및 장쩌민 중국 대통령 등과 만나 이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핵무기 한두 기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우리는 확인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추정하고 있으며 북한이 핵무기 제조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파월 장관은 그러나 "북한에 대해서는 군사적 공격 가능성을 대안으로 갖고 있지 않다"며 북한은 이라크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최근 주변국에 대해 대량 살상무기를 사용했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고 경제적으로 최악의 상태에 있기 때문에 두 나라에 대한 해결 방안은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