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농축 우라늄 방식의 핵개발 계획을 추진한다는 첩보를 우리 정부가 지난 99년 이미 포착해 미국에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준(李俊) 국방장관은 21일 국회에서 국방위가 열리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 분리에 필요한 자재를 해외에서 구입한다는 첩보를우리 정부가 99년 입수, 미국에 건넸다"고 밝혔다. 앞서 황의돈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정부가 99년 북한의 농축 우라늄 관련 장비도입 첩보를 입수했다"면서 "이준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국방위에서도 이 사실을비공개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황 대변인은 "99년 첩보의 자세한 내용과 파악 경위는 밝힐 수 없다"면서 "첩보는 단순한 수준이었고 99년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와 함께 망명한 김덕홍씨가 '북한이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를 이미 개발했다'고 말한 것도 이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미국에 관련 첩보를 제공하면서 추가적인 첩보를 확보해 공유하자고 통보했다"면서 "우리 정부는 지난 8월 방한한 존 볼튼 미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으로부터 결정적인 증거를 듣고 농축 우라늄과 관련한 북한 핵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준 장관이 국회 보고에서 우리 정부도 북한 핵개발 추진 사실을전혀 모르지 않았다는 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첩보 관련 답변이 나왔다"면서 "국회에서 비공개로 보고한 내용이 밖으로 유출돼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지난 8월 미국에 의해 정보로 확인될 때까지는 첩보 단계여서 한미 양국이 보안을 유지키로 합의, 대외에 공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동일한 사안에 대해 국방부가 같은 날 한쪽에서는 군사 기밀이라서 자세한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잘라 말한 반면 다른쪽에서는 관련 사안을 추가로 설명하는 등 일관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