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시된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지지율이 다소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나자 정치권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민통합 21'은 민주당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등과의 `4자 통합신당'추진 동력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정풍(鄭風)'을 떠받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반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측은 `정몽준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고,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측은 조만간 정 의원을 추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선일보가 한국갤럽과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5자 대결시 이회창 33.4%,정몽준 27%, 노무현 17.1%로 나타나 이,정 후보간 격차가 다소 늘어났고 한국일보조사에서는 이회창 32.9%, 정몽준 29.6%, 노무현 17.9%로 집계됐다. 이에 앞서 전날 MBC-TV가 보도한 여론조사에선 5자 대결시 이회창 31.5%, 정몽준 25.7%, 노무현 17.3%를 기록한 가운데 정 의원이 통합신당 후보로 나설 경우는 이 회창 31.8%, 정몽준 29.9%, 노무현 15.3%로 각각 나타났다. 이같은 지지율 분포는 지난 두달여동안 정 의원이 오차범위내에서 유지해왔던 이 후보와의 격차가 조금 벌어진 것으로, 정 의원측은 "여론조사란 조사대상과 기법에 따라 조금씩 출렁일 수 있다"면서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지지율 분석 보고서를 긴급 작성, 정 의원에게 제출하는등 촉각을 세웠다. 박범진(朴範珍) 기획위원장은 "북한 핵개발 파문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으나 이 철(李 哲) 조직위원장과 정광철(鄭光哲) 공보특보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측은 정 의원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징조로 보고 향후 검증이 본격화되는 내달초부터는 지지도가 급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당직자는 "민주당 후단협과 동교동계 등이 `정몽준 신당'에 합류할 경우 지지도 차이는 더 벌어질 수 있고 이 후보의 경우 `병풍 조작'과 북핵 파문 등이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노 후보측은 "여론주도층인 30대 화이트칼러층에서 노 후보가 정 후보를 앞서나가는 등 개혁성향 유권자들이 결집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 후보측 관계자는 이어 "결국 시간이 흐르면 노 후보가 정 의원과 비슷한 지지율을 기록하다 정 의원에게 상당수 쏠려 있는 호남권 유권자가 움직이는 시점이 되면 노 후보 지지율이 급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