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들은 한 달에 몇 권의 책을 읽을까?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은 무엇일까? 21일 오후 문화일보홀에서 열린 '2002 국민 독서대토론회'에 대통령 후보 5명이서면자료를 통해 출판 및 독서 관련 공약과 함께 자신의 독서 행로를 밝혔다. 이회창 후보가 밝힌 자신의 독서량은 한 달에 2-3권. 데이비드 오스본과 테드게블러가 쓴 「정부혁신의 길」과 이철환의 수필집 「연탄길」을 요즘 읽고 있다고 한다.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와 「빌헬름 마이스터의 방랑시대」를 손꼽은 이 후보는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노인과 바다」의 일독을 권유했다. 노무현 후보는 한 달에 4-5권의 책을 읽는데, 현재 윤영관 교수의 「21세기 한국정치경제모델」을 두번째 읽고 있다고 대답했다. 노 후보는 김구의 「백범일지」를 가장 감명깊게 읽었고, 초등학교 때 책을 잡자마자 한달음에 내쳐 읽었다는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청소년들에게 추천했다. 정몽준 후보는 경제ㆍ경영ㆍ문화 부문의 책을 중심으로 한달에 2-3권의 책을 본다. 최근 처칠의 「청년시대」를 읽었다는 정 후보의 가슴을 울린 명작은 펄벅의 「대지」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야마오카의 「대망(大望)」등 3권. 그는 중국의 스테디셀러 「인생백미(人生百味)」를 우리말로 옮긴 「즐거움은 지혜보다 똑똑합니다」를 '무더위 속 냉수처럼 매너리즘에 빠진 현대인의 머리 속을후련하게 해주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최근들어 책을 읽을 틈이 없지만 새벽에 조금씩 독서한다는 권영길 후보는 평소 통독하지 않고 특정 대목을 그때그때 읽는 편인데 진보정치나 노동운동에 관한 책은정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후보가 감명있게 읽은 책은 조정래의 「태백산맥」. 자신의 가족사에 비슷한 비극이 있을 뿐 아니라 민족사의 비극을 하루빨리 극복하고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해준 책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청소년 추천도서는 이이화의 「한국사이야기」. 이한동 후보 역시 월 평균 독서량은 2-3권. 역사소설류를 좋아하는 이 후보의 손에는 이성일의 「오국사기」가 최근까지 들려있었다. 그는 정 후보와 마찬가지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감명깊게 읽었다고 대답했으며,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를 청소년들에게 추천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