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 장관급회담 남측 대표단은 20일 북한 핵개발 계획은 한반도비핵화선언 및 핵확산금지조약(NPT) 제네바협정을 위반한 것이며 이에 대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라고 북측에 촉구했다.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평양에서 열린 1차 전체회의에서 북측은 핵개발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와 즉각 대화하고 국제사회와 맺은 모든 의무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것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분명한 입장을 표시하지 않고 시종일관 남측의 문제 제기를 경청했다고 남측의 회담 참석자가 전했다. 남측은 또 최근 국내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6.25 전쟁 이후 행방불명자(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남북은 지난 4차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전쟁 중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했지만 전쟁 이후 납북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논의하지 않았었다. 남북은 이와 함께 철도.도로 연결 문제와 금강산 육로 연결, 개성공단 건설 등 기존 합의사항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50여분간 열린 이날 전체회의는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첫 전체회의가 끝난 뒤 이봉조 남측 회담 대변인(통일부 정책실장)은 "오늘 회의에서 남북간에 새로 제기된 의제는 없었고 북측의 의중은 추가 논의를 거쳐야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며 "(핵 문제 제기에 대해) 북측은 우선 들었고 구체적이고 분명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북측 김령성 대표단장은 전체회의가 끝난 뒤 "쌍방(남북)이 6.15 공동선언 정신에 맞춰 협력하자는 의지가 강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지만 북한 핵 파문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이는 핵문제는 남한이 아닌 미국과의 대화 의제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세현 남측 수석대표와 김 단장은 이날 전체회의가 시작되자마자 북핵 문제를 의식한 듯 "우리는 지금까지 바깥 날씨가 어떻든 갈 길을 갔다"(김) "온도차가 심하면 감기에 걸린다"(정)는 등 설전을 주고받았다. 한편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에 필요한 대북 지원용 자재와 장비를 실은 선박이 이날 인천항에서 북측의 황해남도 해주항으로 출발했다. 평양=공동취재단/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