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비밀 핵개발 프로그램 시인 이후 한.미양국은 "북핵 문제는 용납치 않겠다"며 "평화적 해결을 추진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개발 시인 배경에 대한 분석, 북한의 대미 대화 의지에 대한평가 및 일괄타결 추진 여부 등에서 양국간 미묘한 인식차이가 엿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북한이 이달초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의 특사방북시 농축우라늄을 이용한 비밀 핵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한 배경에 대해 한미간 분석에서 차이가 난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솔직히 시인한 것은 이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할 용의가있다는 점을 밝힌 것"이라며 북한의 대미 대화 의사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대해 19일 방한한 켈리 차관보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시인을 대미 대화의지로 보느냐'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대화를 위해선 그것보다는 다른신호를 줄 수 있었다"고 말해 우리 정부의 견해를 공개 반박한 셈이 됐다. 또 이달초 특사방북시 북한의 대화의사를 확인했느냐는 질문에는 "혼란스럽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북한 대표가 처음에 대화를 할 필요성이나 의도가 없다고말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미 특사의 방북 직후 "북한이 대화할 의사는 분명하다"는입장을 거듭 밝혔었다. 북한이 미 특사의 방북시 체제보장, 경제지원 등을 요구하면서 미국의 우려 사안과 북측의 요구사안간 일괄타결을 제의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켈리 차관보는 "일괄타결 제의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이밖에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 시인 사실을 한미간 약속한 날짜보다 빨리 발표한사실을 놓고도 관측이 구구하다. 이와 관련, 정부내에선 "남북 및 북일관계가 잘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서둘러 발표한 저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의 한 당국자는 20일 "북핵 문제의 심각성이나 제네바 합의 등 국제규범의 중대한 위반이라는 인식에 전혀 한미간 인식차이가 없으며, 또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입장이 일치하고 있다"고 한.미간 인식차이를 부인했다. 북한을 바라보는 한.미의 시각 중 어떤 해석이 옳은 것인지는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의 후속대응을 통해 분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