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북한 주재 대사 파견을 연기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핵 개발 계획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또 북한이 보유중인 농축우라늄 제조기술이 러시아로부터 들어왔다는 관측과 함께 북한의 수소 폭탄 제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핵 개발 사실을 포착해낼 수 있었던 것은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고강도 알루미늄을 다량 확보하려는 북한의 시도를 미 정보기관이 감지해냈기 때문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18일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몇 해 전부터 공공연히 나돌던 북한의 우라늄 농축기술 개발 소문에 대해 구체적인 물증을 찾지 못하던 미 관리들이 북한의 알루미늄 확보시도를 핵 개발과 관련된 '확정적인 증거'로 채택,북한의 시인을 이끌어낸 것이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미 정보기관은 그러나 북한의 우라늄 농축기술이 어느 정도까지 진척됐으며,어디로부터 유입했는지의 여부는 알아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북·일 정상회담 직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에게 북한 핵과 관련된 정보기관의 조사결과를 알려줬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 보도했다. 월지는 또 미 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부시 대통령이 지난달에도 뉴욕에서 고이즈미 총리와 만나 북한과의 회담에서 양보나 약속하는 데 신중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또 핵 프로그램과 관련,"농축우라늄 제조기술 중 일부를 러시아로부터 들여온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시인하면서 "'핵보다 강력한 무기'가 있다"라는 말에 대해,원자폭탄의 파괴력을 능가하는 수소(열핵)폭탄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전략안보프로젝트협회(FAS)의 마이클 레비 사무총장은 17일 "일각에 제기되는 생물학 무기보다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날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시인과 관련,데이비드 슬린 초대 북한 주재 대사의 파견을 연기했다"면서 "슬린 대사는 당분간 북한으로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슬린 대사는 당초 19일 평양에 부임할 예정이었다. 외무부는 "그러나 이번 조치가 영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단절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지난 2000년 12월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독일의 요시카 피셔 외무장관도 "독일 정부는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비밀 핵활동을 모두 공개하고 국제적 신뢰를 조성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피셔 장관은 또 "독일 주재 북한 대사를 불러 해명을 듣는 한편 우방들과 후속 조치들을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