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중국 당국의 양빈(楊斌) 신의주 특구장관 연행으로 경제개혁이 차질을 빚게 되자 압록강 하구에 있는 신도(북한 지명 주라단도)에 또 다른 특별행정구를 설립하기로 했다. 홍콩의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은 18일 '양빈 장관의 꿈은 무너지고 북한은 또 다른 특구를 설립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전하고 신도 특구 행정장관으로는 북한인을 임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양빈 사건으로 인해 신의주 특구 개발 계획을 방치할 수도 없는 상태이며 양빈 장관을 교체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면서 그렇다고 경제개혁을 포기할 수도없어 신도 특구를 설립키로 했다고 주간지는 설명했다. 최근 평양을 다녀온 중국 단둥(丹東)의 한 무역업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최근 양빈이 선양(瀋陽)에서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신의주 특구 무비자입국을 약속하는 등의 발언에 상당히 불만을 품었다"고 말했다. 이 주간지는 북-중 관계와 관련, 중국은 북한에 대해 양빈 장관을 조사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이번 사건과 신의주 특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중국은 북한의 경제개발 노력을 지지한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양빈 장관의 행위에 대해 중국이 법률에 따라 조사를 하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하는 동시에 선양에 특사를 파견해 신의주 특구 주비위원들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도와주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국제문제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북한이 신의주 특구 개방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면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측의 지지를 얻어내는 조건으로 양빈장관을 파면하는 방법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국가이익을 위해 북한과 한국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정책을 채택하고 있다"면서 "신의주 개발은 단둥이나 랴오닝(遼寧)성 발전에 도움이 되지만 반대로 단둥의 도움 없이 신의주 개발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