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갑작스러운 핵개발 계획 시인으로 미국 부시행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 더욱이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대(對) 테러 전쟁에다,핵무기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는 `단순한 의혹'만으로 이라크와의 일전을 위해 동분서주해온 부시 행정부로서는 결코 `원치 않았던' 상황이다. 북한의 핵개발 계획 시인에 대해 현재까지 부시 행정부는 겉으로는 애써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17일, 다음달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 선거유세를 돕기 위해 남부 조지아주(州)로 향하면서, 북한 핵 개발 계획 시인 뉴스에대해 "걱정되고 정신이 들게하는 (troubling and sobering) 뉴스"라고 반응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개발 계획 시인 사실이 16일 오후 미국 언론에 `긴급 뉴스'로 보도되면서, 미국의 관리들은 북한의 핵개발 시도보다는 핵개발 계획의 시인 그 자체에 더욱 놀라는 모습이다. 미국의 한 관리는 북한의 이번 태도는 `작정하고 덤비는'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이 관리는 "우리가 익숙하지 않은 북한 관리들의 측면에서 보면 솔직함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는 "(어떤 것을 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고,(그것을 달성할) 기회가 있다는 것이며 또한 (그러한) 위험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이같은 행동은 최근 한국과 일본에 보여준 일련의 `화해 및 대화' 제스처의 일환으로서, 이젠 미국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인가,아니면 미국 자신이 `악의 축' 국가의 하나로 지목한 북한에 대해 더 이상 `건드리지 말라'고 말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이달초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와 함께 방북 일정을 수행했던 한 고위 관리는 "그들(북한)이 미안해 하고 있다고 표현할 수는 없다"며 대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현재 감지되고 있는 미국측의 반응을 모아보면, 부시 행정부는 이번 문제와 관련해 향후 대처 방안을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행정부의 한 관리는 대(對) 이라크전을 앞두고 있는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또하나의 위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서, 이런 점에서 부시 대통령은 "매우 조용하면서도, 냉정하게 모든 상황을 살펴보고 있는 것"이라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 상원 다수당 지도자인 톰 대슐 의원은 북한이 그들의 핵 개발 시설에 대해 국제사찰을 수용하고 그들이 보유한 대량살상무기 전부를 폐기하는 데 동의해야 한다고 강경책을 제시했다. 상원 공화당 지도자인 트렌트 로트 의원은 "확실히, 북한은 우려되는 문제"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가 긴급하게 처리해야할 문제는 이라크라는점"이라고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한편 핵확산금지 교육센터의 헨리 소콜스키는 향후 미 행정부의 대북 외교방향에 대해 `이라크 사례'를 생각하면 강경책을 택할 도리 밖에 없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워싱턴 AFP.dpa=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