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중이라는사실이 17일 알려지면서 미국이 더이상 북한과 협상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북한의 핵개발을 둘러싼 위기가 재연되자 시민단체들은 "북한은 핵확산 억제라는 국제사회의 약속을 지켜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이 지난 94년 북한이 핵무기 개발계획을 포기하고 핵사찰을 받겠다고 한 제네바 협정까지 맺었는데도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중이라는 미국측 주장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태도도 보였다. 이들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문제는 공식적인 입장표명이 있을 때까지는 미국의주장만 듣고 판단할 문제는 아니며, 만약 사실일 경우라도 서로간 신중한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고계현 경실련 정책실장은 "북한에 대한 미 행정부의 기존 태도를 감안할 때 이번 발표에 혹시 북한에 대한 기존 인식이 반영되지 않았나 하는 의혹이 제기될 수도있는 만큼 차후 북한측의 공식적 입장발표를 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러나 "만약 미국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핵확산 억제라는 국제사회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이태호 정책실장도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미국측의 발표만을 접한 상태에서 뭐라 말하기는 어렵다"며 "북의 핵개발 시인 보도가 사실이라면 한반도긴장 조성의 가능성이 큰 만큼 먼저 미국측의 발표대로 북한이 핵개발을 시인했는지여부에 대한 확인이 있어야하고 이후 대화로 풀어가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가톨릭대 국제학부 박근영 교수는 "아직까지 국무부에서 공식적인 이야기를 안하고 있어서 뭐라 말하기 힘들다"고 전제하고 "회담 도중 켈리가 제시한 증거 때문에 북측이 '미국이 과연 협상을 하러 온 거냐'는 식으로 격앙된 분위기가 조성돼 강경파 발언이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박 교수는 이같은 이유로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이야기를 한 사람이 강석주 제1 외무부상이 아니라 정보원(intelligence source)이라고만 돼있고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는지 방법을 밝힐 수 없다고 돼있어 전적으로 미국의 발표를 신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서정준(33)씨는 "아시안게임때 대규모 선수단과 응원단까지 보내 남북화해와 협력을 시도,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려는 노력을 보였던 북한이 뒤로는 핵개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당장 믿기 어렵다"면서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확인된다 하더라도 한반도 냉전을 막기위해 최소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말했다. 회사원 강지남(25.여)씨는 "미국이 대이라크 전쟁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악의축' 국가로 지목된 북한이 핵개발 의혹을 사고 있다는 점은 한반도 평화유지를 해칠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걱정스럽지만 보다 정확한 정보가 나올 때까지 조급하게 북한을 매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대학생 한윤택(25)씨는 "핵개발 진실에 대한 의심도 없지않지만 다른 한편으로서해교전 때도 그랬듯 북한에게 섬뜩한 면이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주부 신남희(33)씨는 "북한이 다시 불거진 핵개발 의혹을 하루 빨리 털어내고아시안게임으로 일궈낸 남북 화해와 협력의 장이 무위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영은 김남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