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비밀 핵무기개발 계획을 추진중이라는 사실을 미국측에 시인한 것으로 밝혀져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국이 급격히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의 숀 매코맥 대변인은 16일 북한의 핵개발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지않겠다고 약속한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를 "실질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16일 제임스 켈리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이달초 특사로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측으로부터 핵무기 개발 계획을 계속 추진하고있으며 앞으로 핵비확산협정(NPT)에도 더 이상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미관계는 물론 북일관계, 남북관계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가급격하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 미 행정부 발표 = 매코맥 대변인은 미국이 한국과 일본 등 우방들과 이 문제를 협의하고 있으며 의회와도 이 문제를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 상황의 평화적 해결을 추구한다"면서 "이 지역의 누구나 이문제에 이해관계가 있으며 어떤 평화적인 국가도 북한이 핵으로 무장하는 것을 원치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과 미국의 맹방들은 북한측에 핵비확산조약상의 의무를 이행할 것과 규명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제거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 북한의 시인 경위 = 미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측이 처음에는 핵무기개발계획을 부인하다 켈리 특사가 북한이 최소 핵무기 2기를 만드는데 충분한 플루토늄을 확보했다는 핵협정 위반 증거를 제시하자 핵개발 계획을 시인했다고 설명하고 "켈리 특사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계획 포기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의 이같은 시인이 켈리 특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오른팔으로 통하는 강석주 북한 제1외무부상을 만났을 때 나왔다고 말했다. CNN방송은 이와 관련 켈리특사가 북한의 시인에 충격을 받고 강부상을 바라보자그는 "당신의 대통령은 우리를 악의 축의 하나로 지목했다.. 당신네 군대는 한반도에 배치돼 있다..물론 우리는 핵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또다른 행정부 고위 관리는 미국정부가 올 여름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사용을포함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갖고 있음을 시사하는 정보를 입수했으며 이 정보는 이프로그램이 북-미, 북-일간에 플루토늄에 기반을 둔 핵무기 프로그램을 종식하기로 합의한 지 여러해 뒤인 1990년대 말에 시작됐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은 1994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한이 핵무기 개발 계획을 포기하고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재료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도록 사찰을허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제네바 협정을 맺은 바 있다. ▲ 미국 대응 = 켈리특사의 방북이후 미 행정부는 북한의 이같은 시인에 어떻게대응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여러 차례 회의를 가졌으며 특히 15일에는 국가안보회의(NSC)가 회의를 갖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CNN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미국 정부는 북한측의 핵무기 개발 계획 시인으로제네바 협정이 파기된 것으로 판단하고 의회 및 동맹국들과 북한핵무기 문제를 협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북 관계에 대한 다음 조치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켈리 특사는 지난 3-5일 북한을 방문해 핵무기 등 대량파괴무기 개발 계획에 대한 전세계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북한은 켈리 특사가 오만하고고압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비판했었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이래 북한을 `악의 축' 중의 하나로 지목하는 등 대북 강경자세를 취해왔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