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이완구(李完九), 민주당 전용학(田溶鶴)의원이 14일 한나라당에 전격 입당, 정가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두 의원이 12월 대선의 최대 전략지인 충청권 출신인데다 `국민의 정부' 출범후각기 공동여당의 대변인을 지냈고 충청권에서 나름대로 득표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때문이다. 게다가 민주당은 반노-친노 진영간 알력으로, 자민련은 당 존립 자체의 위기논란으로 각각 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시점에 동반 탈당이 `결행'됐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지형변화에 어떤 영향을 몰고올지 주목된다. 특히 한나라당이 자민련과 민주당의 강력한 반발을 감수하면서 의원 개별영입에나선 것은 무엇보다 정몽준(鄭夢準) 의원을 의식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 의원이 영남권 약세에도 불구, 충청권에서의 강세를토대로 이 후보의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대변인을 지낸 전 의원의 민주당 탈당은 큰 의미를 가질 것으로관측된다. 당내 이인제(李仁濟)계로, 그간 `반(反) 노무현' 진영의 선봉에 서왔다는점에서 심리적 파급효과가 간단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정 의원의 신당 창당 구상에도 차질을 초래할 개연성이 없지않다. 이완구 의원도 자민련 대변인과 원내총무를 거친 재선의 중진으로, 지난 6.13지방선거때 당내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선거를 `전승'으로 이끄는 등 확실한 장악력을 과시한 바 있다. 특히 그의 탈당은 당 추스르기에 나서온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총재에게 큰타격을 줄 수 있는게 사실이다. 소속의원들에게 "흩어지면 죽는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구심력을 견지하고자 했던 JP의 노력에 치명타를 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는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JP의 대선공조 가능성을 완전 차단하는 의미도 담고 있어 자민련의 향후 진로와 선택이 주목된다. 이런 배경에서 한나라당은 앞으로 입당 의사를 밝혀온 의원들에 대한 적극적인영입교섭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중진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 2-3명 및 자민련 의원 3-4명과도접촉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빠르면 내주중 민주.자민련 의원 2-3명이 추가 입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으나 최종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한 핵심관계자는 "두 의원의 입당은 정치권 기류변화를 관망해온 민주당.자민련의원들에게 `결단'을 재촉하는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입당을 희망할 경우 개별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 `이회창 대세론'에 불을 붙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의원 영입은 그러나 민주당과 자민련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킴으로써 가뜩이나 험악한 대선정국에 큰 분란을 초래할 전망이다. 또 결과적으로 `거대야당'에 대한 정치권의 위기의식과 견제심리를 촉발, `반창(反昌) 연대'를 촉발시키는 역풍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이회창 후보의 절제잃은 집권욕이 정당질서 마저 파괴하고 나섰다"며 "이에따른 국민적 저항과 심판을 각오해야 하며, 멋대로 당적을 바꾼 의원들에게도 국민의 엄중한 심판이 따를 것"이라고비난했다. 한편 이 의원 영입에는 자민련 입당파 선배인 김용환(金龍煥) 강창희(姜昌熙)의원이, 전 의원의 입당에는 같은 고향인 서청원(徐淸源) 대표와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 등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회창 후보는 이날 오전 핵심측근으로부터 이들의 입당 의사를 최종 확인했으며, 입당선언 직후 이들을 만나 환영하고 연말 대선에서의 역할을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