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헌 부상을 단장으로하는 북한 외무성 대표단이 유럽연합(EU) 회원국 순방에 나섰다. 그의 이번 유럽 방문 목적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신의주 특별행정구 임원을 물색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북한은 특구 장관과 입법원 의원에 외국인을 임명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고 지난달 말 중국계 네덜란드인인 양빈(楊斌, 39) 어우야(歐亞)그룹 총재를 특구 장관에임명한 바 있다. 또 양빈 장관은 특구 장관 임명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특구 법무장관에 유럽인을 임명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양빈 장관이 지난 4일 중국 세무당국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으나 최근 북한과중국 양측간 접촉으로 양빈 사건이 조기에 매듭지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고 이런가운데 최 부상 일행이 유럽을 방문하는 것이다. 양빈 장관이 사임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으며 북측은 양빈 대신 유럽계 기업인을특구 장관에 임명할 수도 있다. 또 양빈이 그대로 장관직을 맡게 되면 당초 계획대로 유럽인이 특구 법무장관에임명될 공산이 크다. 최 부상 일행이 유럽으로 떠난 이날 장인수 비서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노동당평양시 위원회 대표단이 12일 기차편으로 중국으로 떠났고 사흘 뒤인 15일 양형섭(楊亨燮)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정부 친선대표단이 베이징(北京)을 방문하는 등 북중 협조가 이어지고 있어 신의주 특구 개발이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최 부상은 북한 외무성에서 경제 분야 대외 협력 관계를 전담하다시피 하며 각종 국제회의에 참석해 개발도상국간 남남협력과 선진국들과의 경제협력 확대를 강조해 왔다. 그는 지난 8월2일 방북 중이던 오시마 겐조(大島賢三) 유엔사무차장과 만나 "경제 선진국의 경험을 배워 이를 북한의 현재 상황에 적용한다는 것이 우리의 공식 입장"이라며 "이를 위해 가능한 많은 사람을 외국으로 보낼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했다. 북한 외무성 대표단의 유럽 행보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