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0일 국회 대정부질의에 나섰으나 현 정권의 비리 의혹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비자금 의혹 등을 제기하는 폭로전을 벌이는 데 치중했다. 이로 인해 정책 질의는 실종되고 연말 대선을 의식한 정치공방으로 얼룩졌다. 이 과정에서 의원들간 거친 욕설과 고함,인신공격 발언이 오가는 등 난장판을 방불케 했다. 먼저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시사주간지 보도를 근거로 노벨상 로비설을 제기하자 민주당 김옥두 의원은 "의장은 왜 저런 저질 정치인에게 경고를 주지 않느냐"고 고함을 질렀고 "언제부터 최규선이 계보가 됐느냐"(윤철상 의원) "거기서 자폭해"(배기운 의원) 등의 야유가 빗발쳤다. 이어 민주당 전갑길 의원이 이회창 후보 비리의혹을 제기할 땐 한나라당 의석에서 "미친 놈"이란 막말이 튀어나왔고 "김대업이 또 나왔구만"(김문수 의원) "정신병자 아니냐"(이규택 총무) 등의 폭언이 이어졌다. 이후에도 "에이 능지처참할 놈" 등의 험악한 야유가 계속됐고 유권자들은 혀를 차며 방청석을 떠나기도 했다. 박관용 의장은 본회의 질의가 끝나자 "발언자나 경청하는 의원들 모두 품위를 지켜달라"며 화난 듯 의사봉을 두들겼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