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선을 앞두고 제(諸) 정파간 합종연횡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신당 창당을 목전에 두고 있는 정몽준(鄭夢準) 의원과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8월말 박 대표와의 회동에서 신당 창당과 관련, 별다른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이후에도 "시간이 되면 만나겠다"며 우선 연대대상으로 박 대표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난달 남북통일축구대회 기간 두 사람은 잦은 접촉기회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축구 회동' 이상의 의미를 갖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정 의원측 핵심멤버인 강신옥(姜信玉) 창당기획단장과 박 대표간의 개인적 앙금 때문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강 단장이 박 대표의 부친인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사생활과 관련한 자료를 한 잡지사에 넘겨줘 기사화됐다는 것이 문제의 발단. 이에 따라 정 의원측에서 강 단장과 박 대표의 화해를 시도했으며, 지난 5일엔국회 본회의장에서 정 의원이 박 대표를 만나 이같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대표는 8일 기자들을 만나 "공.사는 구분돼야 한다"며 "그분(강신옥)이 나에게 사과한다고 모든 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정 의원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특히 "정 의원측 신당의 구성원 등 면면을 살펴볼 때 나와는 정치관, 국가관 등 정체성이 많이 다른 것 같다"며 "정 의원이 TV토론에서 `한나라당도 같이할 수 있고, 민주당도 같이 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어떻게 해도 괜찮다는말 아니냐"며 정 의원과의 연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박 대표는 또 정치권의 합종연횡 움직임에 대해선 "국민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명확한 지향점과 방향이 제시돼야 할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6자연대 신당논의에 대한 대표자 파견 가능성에 대해선 "노무현 후보가 포함된 연대는 결국 노선이 섞이는 것이므로 나와는 맞지 않다"고 밝히고 노 후보가 배제된 연대에 대해선 "좀더 지켜보자"는 자세를 취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