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통령후보는 5일밤 KBS 심야토론에 출연, 군 병력 20만명 감축과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 공시지가 10억원 이상 보유자에 대한 부유세 부과 등 진보적인 정책을 제시했다. 토론에서 권 후보는 패널들의 일부 질문에 적극적인 반론을 펴고 설전을 벌이기도 하는 등 자신의 정책적 입장을 설명하는 데 애썼다. 그는 "북한에서 아시안게임 응원단이 오고 경의선이 뚫리는 상황이며 북한은 더이상 대결의 상대가 아니다"고 지적하고 신의주 특구와 관련 "북한이 사회주의 체제내에서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는 대실험을 하려는데 우리가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방안에 대해 "70만 대군을 50만으로 감축하고 복무기간을 1년8개월로 단축한뒤 북한의 군축을 요구하면서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하고 남.북.미 평화협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한미군 철수주장과 관련, "미군은 중국을 견제하고 있는데 그때 전쟁터는 어디가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경제정책과 관련, 권 후보는 "분배를 통한 성장을 이루려면 월급을 많이주고 사회복지가 돼있어야 가능하다"면서 "공시지가 10억원, 시가 30억원 이상 재산을 가진사람 5만명에게 부유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자본에 대해 "IMF이후 우리나라에 들어온 자금은 대부분 단기자금"이라며 "주식시장에 투입되는 단기자본이 아니라 장기적인 투자자본이라면 얼마든지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권 후보의 출마가 개혁적 후보의 득표를 잠식하는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후보단일화하면 이긴다고 하는데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당선을 막으려면 그것부터 해결해야지 왜 권영길을 끌어들이느냐"며 "권영길과 노무현의 길은 다르다"고 못박았다. 그는 특별한 소득없이 자녀 2명이 해외유학중인 점에 대해 "자기들이 노력해서 장학금을 받아서 공부하고 있는데 뭐라 할 수 있느냐"며 "부자의 자녀들만 유학가라는 법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각 당 대선후보들에게 100만원 이상 정치자금의 공개를 제안하고 ▲대학서열화 폐지 ▲고교 평준화 유지 ▲고교 무상교육 실시 등의 교육공약도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