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세력분포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측의 선대위와 4일 발족한 비노(非盧).반노(反盧) 진영의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로 양분되면서 양측간 세대결이 가열되고 있다. 선대위에 본부장.위원장.특보단 등으로 참여한 현역의원은 53명인 반면, 후단협발족식에 참석한 인원은 34명으로 표면상으로는 선대위측이 약간 우세한 편이다. 그러나 후단협측의 설송웅 간사는 "참석을 약속한 인원이 50명이었지만 국감 등을 이유로 26명이 백지위임했다"면서 "후보단일화의 취지에 공감해 서명에 참여한 의원은 74명에 달하며 필요하면 명단을 공개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후단협 모임에 참석한 의원은 김영배(金令培) 김기재(金杞載) 최명헌(崔明憲) 고문 등과 중도비노파의 김원길(金元吉) 박병윤(朴炳潤) 박종우(朴宗雨) 의원,반노파의 이희규(李熙圭) 송석찬(宋錫贊) 의원 등 당내 노 후보 노선에 반대해온 제정파가 망라돼 있다. 또한 모임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정균환(鄭均桓) 박상천(朴相千) 이협(李協)최고위원 등이 이들과 뜻을 같이하고 있고, 김옥두(金玉斗) 최재승(崔在昇) 의원 등 동교동계도 동조적 입장인 것을 감안하면 당내 3분의 2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노 후보측의 선대위에 참여하고 있는 김효석 조한천 고진부 정철기 전용학의원 등 5명도 이날 모임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후단협측은 16개 시.도지부 책임자를 임명하는 등 조직화 작업 등 세확산에 박차를 가할 태세다. 이에 대해 노 후보측은 "충정을 갖고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순수파들을 제외하면 탈당 등을 결행할 정도의 반노파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노 후보는 3일 MBC 토론에 참석, "지지의원이 50여명에 불과하다는 것은 나중에 보면 알겠지만 잘못된 것"이라면서 당내 다수가 자신을 지지하고 있음을 자신했다. 더욱이 후단협에 참석한 의원들 간에도 누구로 단일화 할 것인지, 시점을 언제쯤 할 것인지, 탈당까지 결행할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어 이들이 단일대오를 형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노 후보측의 판단이다. 노 후보측은 비노.반노 성향 의원들에 대한 개별접촉을 강화하는 등 세다지기를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역시 한대표의 선택이다. 선대위측이 이날 회의를 갖고 이원화 문제와 관련, 인사.재정권 문제에 대한 해결을 7일 최고회의에서 최종 결정내 줄 것을 요구할 것임을 통첩한 가운데 유용태 사무총장 주재로 열린 이날 실.국장 회의에서는 유 총장이 "대표와 총장의 허락없이 실국장들의 선대위 활동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통보하는 등 선대위와 당과의 마찰이다시 표면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분간 노 후보를 지지하면서 지지율 추이를 지켜보고 입장을 결정하겠다는 것이 한 대표의 속내여서 일단 그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는 양측이 팽팽한 세력균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날 "당내 다양한 의견에 대해 대표가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고민스럽다"면서도 "닭이 새벽을 알려도 그때 울어야 새벽이지 아무때나 울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