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특사로 제임스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를 맞아 어떤 협상 카드를 내놓을 지 주목된다. 북측이 켈리 특사단 방북을 하루 앞둔 2일 현재까지 대미 입장을 드러내지는 않고 있지만 지난달의 북일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파격을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정부도 최근 남북, 북일관계 진전 상황은 물론 신의주 경제특구 지정 등 북한 내부의 변화 움직임을 감안할 때 이번 북미회담에서 북측이 예상 외의 카드를 꺼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국이 양국간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고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겠다는 켈리특사의 임무에 개의치 않고 북측이 `깜짝 카드'를 들이밀 수 있다는 것이다. 서동만 상지대 교수는 "켈리 특사가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복안을 갖고 방북하는 것같지는 않지만 북한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해야 한다"면서 "북측이 북일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7월 "미국이 테러국가 고깔을 우리에게 덮어 씌우고 있는데 이것만 벗겨 주면 그냥 수교한다"고 밝힌 사례와 북일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대목이 보여주듯 북측의 관계 개선의지는 상당히 강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핵.미사일 문제와 재래식 병력 재배치 문제와 관련, 북미 양측이 절충점을 찾는다면 이는 북미관계 정상화→테러지원국 해제→국제금융기구의 경제지원으로 연결될수 있어 북측의 경제개선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일단 북측은 켈리 특사를 맞아 북일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미사일 발사 유예와 핵관련 국제합의를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할 것으로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소모적 대립에 머물던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핵 사찰 협상을 그만두고 구체적 대화를 시작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고 클린턴 행정부 말기 해결국면에 접근했던 미사일 해법을 제시하고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최근 북측이 신의주 경제특구 지정, 내부 경제시스템 개선 조치 등을 취하는 가운데 외자유치와 수출선 확보가 급선무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열쇠가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나 경제지원에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한.미.일 대북 공조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북미관계가 진전되지 않는 이상 의미있는 남북, 북일 대화는 물론, 내부 경제개혁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북측이 감안할 경우 예상치 못한 `깜짝카드'를 내놓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nks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