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일부터 시작되는 제임스 켈리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의 평양 '특사방문'을 통해 북미관계의 획기전인 진전은 기대할 수 없지만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깜짝놀랄만 한 일'을 연출할 가능성은 있다고 북한 전문가들이 2일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미 행정부가 이번 켈리 차관보의 특사방북을 통해 자신들이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북한측에 미국이 우려하는 여러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고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과거 클린턴 행정부가 임기말에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평양에 보내 김정일 위원장과 회담하게 하는 등 북한과의 협상을 강화했던 움직임이 되살아날 가능성은 적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안보문제 분석가인 윌리엄 드레넌 연구원은 "켈리 차관보의방북은 대화의 시작, 다시말해 양국 관리들이 의미있는 협상을 할 수있는 관계를 확립하는 시작을 보여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 대표단은 평양에서 새로운 제안을 할 가능성이 적으며 미사일 수출이나 핵개발 동결, 방대한 재래식무기문제, 인권문제와 테러와의 연계 가능성 등 미국이 평양을 대상으로 그동안 제기한 문제들을 집중 거론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카토연구소 테드 갈렌 카펜터 부소장은 "이번 특사 방문은 주로 분위기를 잡는것이 될 것이며 양국관계의 해빙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데렉 미첼 연구원도 이번 특사방문을 통해 성과를 기대할 수없다는데 동의하면서도 한가지 경고를 덧붙였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은 최근 몇달간 드라마틱한 행동을 통해 세상을 놀라게해왔다"면서 김위원장의 `이변 연출'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켈리 특사를 만나더라도 미국측이 당초 설정한 의제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적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는 미국 내부에서 대북 정책을 놓고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데서도 기인하지만 과거 북한이 보여준 `벼랑끝 전술' 등을 차단하기 위한 기대와도 연관돼있다. 드러난 연구원은 "북한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현재 미국 정책당국자간 이견은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 혹은 자유주의자나 보수주의자간의 차이가 아니라 보수주의자들끼리의 차이라는 점을 알아야한다"고 말했다. 특사단에 포함된 일부 백악관 인사들은 미국의 어떠한 양보에도 반대하는 인물들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또 미 행정부가 온통 이라크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최근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과의 대화에 힘을 쓸 여력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이번 특사 방문을 통해 실무차원의 대화재개 정도가 합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한편 켈리 차관보 방북기간에 갖게될 미북 접촉에서 논의될 핵심 의제는 역시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파괴무기 확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 동안 유엔과 미국 의회를 상대로 이라크 공격 결의안 채택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대량파괴무기 확산을 미국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해 왔다. 특히 최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두차례나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언급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밖에 110만명에 달하는 북한군과 대규모 군사장비 등의 감축,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북한내 상황과 인권문제 등도 현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