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양빈(楊斌) 어우야(歐亞)그룹 주석을 신의주 특구 초대 행정장관으로 낙점한 시기는 올해 4월 말이라고중국과 홍콩 소식통들이 30일 밝혔다. 이들은 이날 김정일 위원장과 양빈 주석이 접촉을 시작하기는 지난해 1월 온실농업에 관심이 많았던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 상하이(上海)를 방문해 양빈 주석과 만나면서 비롯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중반 어우야농업이 중국 선양(瀋陽)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사실을 파악하고 중국 주재 북한 대사에게 특수임무와 함께 중국 선양에 있는 허란춘(荷蘭村)으로 긴급 파견했다. 이에 따라 설립된 회사가 `평양 어우야 합영회사'로 북한은 지난해 7월4일 양빈주석을 평양으로 초대해 북한의 평양원예총회사와 어우야그룹이 공동으로 투자하는형식으로 합영회사를 설립했다. 김 위원장과 양 주석이 본격적으로 접촉을 시작하기는 올해 1월로 김 위원장은지난 1월20일 양 주석 일행을 평양으로 초대해 모란국빈관에 머물게 하는 등 최고의대우를 해줬다. 양 주석은 당시 북한에서는 처음으로 겨울철에 토마토와 가지, 참외 등 신선한야채와 과일을 출하했으며 북한은 이를 국가의 대사로 보고 일제히 환영하며 양 주석의 지위는 크게 상승했다. 그는 또 네덜란드와 중국의 농업발전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에 적합한 농업방안을김 위원장에게 보고했으며 신의주 특별행정구 개발 방안을 둘러싼 양측간의 대화도성공리에 진행되었다. 양 주석은 지난 4월25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군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주석단 단상에 등장했으며 김 위원장과 3자리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으면서 사실상 부총리급 대우를 받게 됐다. 중국의 소식통은 "신의주 특구 행정장관은 북한에서 부총리급으로 양 주석이 주석단 단상에 올랐다는 것은 그가 이미 당시에 신의주 특구 초대 행정장관으로 낙점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양 주석은 귀국과 동시에 지난 5월 중국과 홍콩의 핵심 인사들을 중심으로 지혜주머니들의 모임이란 뜻의 `즈낭투안(智囊團)'이란 조직을 결성하고 본격적으로 신의주 특구 개발 구상에 들어갔다. 그 동안 말레이시아, 일본, 대만, 한국 등 아시아 각국의 기업인들이 신의주 특구 개발권을 따내기 위해 물밑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벌여왔으나 결국 북한은 양 주석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소식통들은 "신의주 특구 개발을 둘러싼 양 주석과 북한 당국자들의 협의과정에참여해온 인사들에 따르면 중국의 관계 당국자들도 양측의 기본적인 협상과정에 관해 모두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