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북한 선수단의 부산 아시안게임 참가로 북측 체육계 거물들이 잇달아 부산땅을 밟으면서 남북 체육인의 접촉이 자연스럽게 이뤄짐에따라 남북체육회담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남측에도 얼굴이 잘 알려진 북한의 장 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내달 8일 북한에서 현재 훈련중인 마라톤 선수단과 중국 베이징(北京)을 거쳐 부산에 온다. 그러나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 개최일이 당초 8일에서 3일로 앞당겨지면서 장 위원이 3일 이전에 서울에 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북한 체육계의 수장인 박명철(68) 국가체육지도위원장 겸 올림픽위원장은지난 27일 북측 선수단 2진을 이끌고 이미 부산에 자리를 잡았다. 조상남 조선올림픽위원회(NOC) 서기장 또한 지난 23일 북측 선수단 1진을 이끌고 남한땅에 입성했다. 이들 북한 체육계 인사들은 아시안게임이 끝나는 내달 14일까지 경기가 열리는부산에 머물면서 자연스럽게 남측 체육인사들과 접촉하게될 전망이다. 장 웅 IOC위원은 김운용 IOC위원과 여러 차례 만나 남북 체육교류문제를 논의했고 시드니 올림픽 때는 막후에서 남북 선수단의 공동입장을 조율해 냈다. 특히 장위원은 최근 국제태권도연맹(ITF) 위원장에 선임돼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를 맡고 있는 김 위원과 격을 맞췄다. 박명철 위원장은 북측의 체육장관이라는 점에서 남측의 체육행정 책임자인 김성재 문화관광부 장관과 격이 맞는 인물이다. 한마디로 말해 남북간 대화 파트너는 대충 갖춰진 셈이다. 따라서 북측 체육계 거물들과 남측 인사들의 접촉이 남북체육회담의 정례화 내지는 공식화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것이다. 사실 분단 이후 남북회담은 비정치적 분야의 이산가족 문제와 남북간 체육교류가 선두에서 그 역사를 이끌어 왔다. 지난 1962년 북한이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동경올림픽 남북한 단일팀 참가를 주장하고 판문점 체육회담을 제의함에 따라 같은 해 12월 스위스 로잔과 홍콩에서 회담을 가졌지만 이후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종료됐다. 또 1980년대 남북회담의 물꼬는 서울 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으로 텄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과 서울에서 열리는 두 게임에 단일팀을 출전시키자는 남측 제의에 북측이 호응함에 따라 판문점에서 체육회담이 세 차례 열렸고 1985년 10월부터 1987년 7월까지 네차례의 회담이 로잔에서 열렸지만 아무런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현재 남북 체육계에는 시급히 논의해야할 이렇다할 현안이 있지는 않다. 최대현안이었던 부산 아시안게임의 북측 선수단 참가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남북체육회담이 열리게 되면 남북통일축구경기대회 등 종목별교류의 정례화 문제와 종목별 실력 파악과 이에 따른 단일팀 구성 등 실질적 문제해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연합뉴스)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