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 결핵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이종욱(李鐘郁) 박사(57)가 내년 1월에 실시되는 WHO 사무총장 선거에출마의사를 타진함에 따라 후보 추천 여부를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박사는 지난 8월하순 북한 결핵퇴치 사업지원 협의를 위해 북한을 방문한뒤서울에 체류하던 중 그로 할렘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의 재선 불출마 결정과 관련해보건복지부와 외교통상부 등 정부관계자들과 만나 입후보 희망의사를 이미 전달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박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WHO 사무총장 선거 입후보와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가운데 최근 미국 하원의원 55명이 토미 톰슨 보건장관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앞으로 보낸 지지요청 서한과 연대서명자 명단의 사본을공개했다. 지난 19일자로 발송된 이 서한은 "능력있고 검증받은 지도자를 지명해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의 역할을 계승토록 하는 것은 세계보전발전에 관심을 갖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다른 모든 나라들의 이해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면서 "우리는 이 박사를 최상의 후보자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박사와 주제네바 한국대표부에 따르면 차기 사무총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인사는 모잠비크의 파스쿠알 모쿰비 총리, 이집트의 I.살람 전(前)보건장관, 이집트의카람 카람 관광장관 등이다. 정부관계자는 "현재 서태평양과 동남아 지역 이사국과 회원국의 지지 확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면서 "당락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는 북미,유럽 등 서방그룹과 중남미 지역 이사국의 동향과 입장 등을 파악, 이 박사의 당선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한 후 그 결과를 토대로 출마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무총장 선거의 입후보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회원국 정부의 정식 지명절차를 거쳐 집행이사회에 추천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입후보 등록 마감일은 오는 11월19일이다. 임기 5년의 후임 사무총장은 내년 1월의 집행이사회에서 남북한 등 32개 이사국의 비밀투표를 통해 선출될 예정이다. 아시아 지역 출신으로는 나카지마 히로시 박사(당시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소장)가 지난 88년부터 10년간 사무총장직을 2회 연임한 바 있다. 경복고와 서울의대를 졸업한 이 박사는 국제기구에 진출해 있는 한국인중 최고위급이다. 이 박사는 지난 83년 서태평양지역사무소의 나병자문관으로 WHO에 첫 발을 디뎠으며 94년부터 제네바 소재 WHO 본부의 백신국장, 브룬트란트 사무총장 특별보좌관을 거쳐 2000년 12월부터 핵심 요직인 결핵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 박사는 지난해 11월 WH0 평양 상주사무소 개설을 위해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을 수행, 북한을 방문하는 등 대북 결핵퇴치사업 지원에도 관여하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