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의주 경제특구의 양빈 초대 행정장관을 놓고 북한과 중국간에 불협화음이 우려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FT는 "중국 언론이 양 장관에 대해 침묵의 벽을 쌓고 있다"며 이같이 관측했다. 중국의 2대 갑부가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스탈린식 국가의 자본주의 실험을 주도하게 됐다는 사실은 중국 언론으로서는 '드림 스토리'이지만 이를 다루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외무부 대변인은 최근 "신의주 특구 창설을 환영한다"는 공식입장을 밝히면서도 양 장관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며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양 장관에 대한 우려를 시사하는 대목이라는 게 FT의 분석이다. FT에 따르면 양 장관은 현재 탈세혐의 등으로 중국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공산당 선전부는 지난 6월 양 장관에 대한 기사화 금지 지침을 내려보냈다. 양 장관의 고위직과의 관계 등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의 한 관료는 "양 장관에 대한 비밀을 어느 정도까지 북한의 친구들에게 얘기해 줘야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양 장관이 북한으로부터 큰 신망을 얻고 있는 터여서 중국 정부로서는 딜레마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FT는 양 장관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이같은 입장이 신의주 특구의 외자유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투자가 신의주 특구의 성공에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FT는 또 신의주 특구를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공산주의 국가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신의주는 북한의 나머지 지역들로부터 철저히 고립될 것이기 때문이라는게 그 이유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