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네덜란드인인 양빈 어우야(歐亞)그룹(Holland Euro-Asia Group) 회장이 신의주 특별행정구의 장관으로 임명됨에 따라 양 회장의 부의 축적과정과 경영방식, 최근의 상황 등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부의 축적과정 = 양빈 회장은 네덜란드 라이든 대학에서 유학을 마치고 네덜란드 시민권을 얻은 뒤 중국과 유럽 간의 의류.직물 수출입업을 시작으로 종묘수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가며 수천만달러를 벌었고 90년 어우야 국제무역공사를세워 화훼유통업에 진출, 한 때 중국 화훼시장의 70%를 장악하기도 했다. 네덜란드 화훼, 채소 등 하이테크농업의 성공사례를 지켜 본 그는 1994년 중국에 돌아 오자마자 네덜란드 모델을 중국에 도입하기로 결심하고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인근에 하이테크농업의 이상을 실천하기 위한 '허란춘'(荷蘭村 네덜란드빌리지)을 조성했다. 선양시에 있는 양 회장의 육종사업은 2000년 8천100만달러 매출에 2천300만 달러라는 높은 수익을 올렸고 작년에는 전년대비 두배의 성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업의 규모가 커가면서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노력을 기울였다. 작년7월 어우야농업지주회사의 주식을 홍콩증시에 상장, 올해 5월 주당 2.80 홍콩달러를기록하면서 주가가 공모가의 두배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특히 양 회장은 증시 상장을 통해 8천500만 달러의 자금을 손에 쥐었고 이 때 72%의 지분을 차지했다. 양 회장은 또 광둥(廣東)성 잉하오커자오(英豪科敎)그룹과 합작해 스촨(四川)어우야화훼회사를 97년 상하이(上海)증시 A부에 상장했다가 2년 뒤인 99년 자신의 주식지분을 잉하오커지그룹 측에 팔아 큰 돈을 벌기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스촨 어우야화훼회사의 주식은 최대 주주였던 양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매각하기 전에 이상 급등세를 보여 주가를 띄우기 위한 공작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싱가포르 화훼합작회사 등 해외 농업자본도 그의 자업에 투자를 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맥 =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꽌시'(關系), 즉 인맥을 잘 갖춰야한다 는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양빈 회장 역시 중국내 주력사업인 허란춘 사업을 펼치고 있는 랴오닝성의 보시라이(薄熙來) 성장과는 막역한 사이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8대 원로'중 유일한 생존자인 보이보(薄一波) 전 국무원 부총리의 아들로서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보 성장은 중국 고위층 자제를 뜻하는 '태자당(太子黨)' 출신으로 양 회장의 사업상 후견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의 중국 진출 당시에 보 성장은 다롄(大連) 시장이었다. 특히 양 회장은 "94년부터 중국 지도자들의 네덜란드 농업시찰에 여러차례 수행했다"고 자랑삼아 얘기해 왔고 양모 전국정협 부주석도 허란춘 사업에 대해 "성공하면 이는 중국농업의 제2차 혁명"이라고 높이 평가하기도 해 중국 정계에 많은 인맥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리란칭(李嵐淸) 중국 부총리 겸 정치국원도 양 회장의 든든한 후원자로 허란춘 사업을 국책사업으로 밀어주고 있다. 북한내 최대 인맥은 역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양 회장은 작년 1월과 올해 2월 두 차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신의주에 특구설치를 설득했고 올해 2월 김위원장을 수행 신의주를 시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허란춘 개발실태 = 양빈 회장의 야심작인 허란춘 조성사업은 선양시 종묘사업장 부근 옥수수밭 400㏊부지에 네덜란드풍의 테마파크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핵심내용은 국제사법재판소와 암스테르담역을 재현하고 약 9만평의 부지에 50개의 빌딩을 세우는 것이다. 현재 이 곳은 각양 각색의 주택과 별장구역이 들어서면서 사실상 방대한 규모의부동산사업장으로 변해버렸다는 후문이다. 허란춘의 분양사무실에 설치된 축척 1대300의 전체계획 모형도에는 거의가 서로다른 높이의 각종 건물이 배치돼 있고 그 가운데 드문드문 하이테크 농업용 온실이들어있어 이 프로젝트가 부동산 사업임을 짐작케 한다. 허란춘은 아파트 33채와 일반주택 33채, 빌라 180채, 연장 500m의 쇼핑몰, 대형오락장, 인공열대우림, 인공 해양 등을 갖출 계획인데 분양면적 57만㎡ 가운데 1차분 30만㎡가 완성됐다. 허란춘 내에 완성된 꽃과 채소 재배용 대형온실은 4채로 이 가운데 한 곳에서는 마토가, 다른 한 채에서는 화훼가 재배되고 있고 나머지는 방치돼 있지만 채소와화훼를 재배하는 온실만을 놓고 보면 분명 현대적인 농업의 특징이 있다는 지적이다. 작년 4~5월에 착공한 허란춘에는 한때 7천명의 인부가 동시에 작업을 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100여명만 남아 공사장을 지키고 있는 정도이다. ▲탈법의혹과 자금난 = 양빈 회장은 올들어 허란춘 건설부지의 용도변경부분과 탈세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7월 인민일보에서 발행하는 국제금용보는 관계 당국이 허란춘 조성사업과 련해 양빈 회장이 운영하는 선양의 어우야실업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허란촌 부지가 당초 농지에서 용도가 바뀌는 과정에 누가 비준했는지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아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양 회장은 이와 관련해 토지는 성 정부의 비준을 거친 '종합용지'이기 때문에 부동산 개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고 지난 7월 어우야농업도 불법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선양시 계획국토자원국은 어우야 농업의 토지 획득이 국토부문의 비준을거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여기에다 양 회장은 막대한 부를 축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소득세를 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중국당국으로부터 조사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양회장의 탈법설이 퍼지면서 어구야 그룹으로 흘러들던 자금줄도 막히면서 허란춘 조성사업도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올해 5월말 양빈 회장은 자신이 갖고 있던 어우야농업 주식 36%를 담보로 투자은행으로부터 단기자금 1억1천800만 홍콩달러를 대출받았으나 이것이 허란춘의 자금난을 해결해 줄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