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을 위해 덴마크를 방문중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4일 오후(한국시간) 한.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끝으로 3박4일간의 아셈 정상외교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오른다. 김 대통령의 이번 아셈 정상외교는 무엇보다 우리의 대북 화해.협력과정에 대한아셈 회원국들의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했다는데 1차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지지 확보 김 대통령은 정상회의 개회식 연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 회담 등을 통해 최근 남북관계 현황을 설명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회원국들의 협력을 요청, 적극적인 호응을 얻어냈다. 김 대통령의 노력은 23일 제1차 정상회의(정치분야 회의)에서 채택된 '한반도평화를 위한 아셈 코펜하겐 정치선언'으로 결실을 봤다. 5개항의 '한반도 정치선언'은 ▲남북간 화해.협력과정에 대한 지지 재확인 ▲정전협정 준수 및 신뢰구축 증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의 중요성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대화를 통한 해결 ▲북미대화 재개 필요성 등 그동안 김 대통령이 추진해온 대북정책의 골격을 대부분 수용하고 있다. 특히 회원국 정상들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개최 필요성을 강조하고 북미대화재개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함으로써 북미대화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진 점은 이번 아셈외교의 주목할 만한 성과로 볼 수 있다. `한반도 정치선언'은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북한을 국제사회에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미국과 북한의 대화 재개 전망이 계속 개선되기를 희망한다"고 선언, 북미대화에 미온적인 미국측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김 대통령은 고이즈미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대북정책공조를 강화키로 합의하고 조속한 미북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는 등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철의 실크로드' 등 경제협력 이와 함께 김 대통령이 아셈 정상회의 개회식 연설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 실현을 위한 회원국들의 협력을 요청, 참가국 정상들의 호응을 얻은 점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김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지난 18일 경의선 및 동해선 연결공사 착공식 등 최근남북관계 진전상황을 설명하면서 `철의 실크로드' 실현을 위한 회원국들의 관심과협력을 요청했다. 김 대통령이 `철의 실크로드'를 비중있게 언급한 이유는 경의선 및 동해선 연결공사 착공식과 북한의 신의주 경제특구 지정 등 최근 남북관계 진전 상황을 적절히활용함으로써 `철의 실크로드'에 대한 회원국들의 여론을 환기시키는 효과를 노린것은 보인다. `철의 실크로드'가 완성될 경우 미국, EU, 동북아 등 세계 3대 경제축가운데 유럽연합과 동북아라는 2개의 경제축이 직접 연결되는 의미가 있으며, 그 경제적 파급효과는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 대통령은 또 아셈 회의에서 정보화 격차 해소를 위한 유라시아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사업 확대를 위한 회원국들의 공동노력을 강조함으로써 `정보화 강국'으로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확실히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 김 대통령이 미국의 9.11 테러사태 1주년 직후 열리는 이번 아셈 정상회의에서 아셈 차원의 대(對) 테러 협력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국제 테러리즘의 근절에기여하고 부산 아시안게임의 안전 개최를 위한 회원국들의 협력을 이끌어냈다. lrw@yna.co.kr (코펜하겐=연합뉴스) 이래운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