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의주특별행정구 초대 장관에 중국의 2대 부호인 양빈(楊斌.39) 어우야(歐亞)그룹 회장을 임명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콩 주재 북한 총영사관은 23일 "평양에 머물고 있는 양빈 회장이 신의주 특구초대 행정장관에 내정됐으며 내일 공식 발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내 또 하나의 '국가'격인 신의주특구 수장인 행정장관으로 30대의 외국인이임명된 것은 신의주특구 지정만큼이나 파격적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있다. 특히 북한이 그같은 파격적인 조치를 취한데는 △신의주특구 독립성에 대한 국제적 신뢰감 조성 △유럽, 중국 등 외국자본 적극 유치 △개방의지 극대화 등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북한의 '실력가'를 장관으로 임명할 경우 북한 정부의 정치적 영향력 아래 놓일수밖에 없고, 이는 북한의 정치적 안정에 회의감을 갖고 있는 서방기업의 자본을 적극 유치하는데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화교 등 중국 자본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자본을 단시일내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특히 양 회장이 유럽연합(EU) 시민권을 갖고있다는 점에서 EU자본을 유치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와 함께 북한내에 자본주의 경제를 제대로 학습하고 경험한 인물이 없다는 것도 양 회장 발탁 배경으로 꼽힌다. 당초 초대 장관으로 거론된 장성택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연형묵 자강도당 책임비서 등은 이같은 측면을 놓고 보면 거리감이있는 것이 사실이다. 양 회장은 지난 2001년 평양원예총회사와 남새(채소)와 화초(화훼)를 재배하는`평양 유럽ㆍ아시아합영회사'를 설립하고 최근에는 북한의 농촌지역에 온실을 지어주는 사업을 추진중이며, 북신의주에 4천~5천만위앤(元)의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그의 최근 북한내 행보로 미뤄 북한내부 정서에도 부합됐다는 점도 인선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양 회장이 외자를 끌여들여 북한내 경제를 재건하는 프로젝트를 김정일위원장에게 전달해 그의 호감을 샀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의 한 고위 외교소식통은 "김정일 국방위원이 지난해 1월 중국을 방문했을때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으로 부터 양빈 회장을 추천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그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신의주특별행정구 기본법에 '장관은 (신의주특별)행정구 주민(외국인 포함)으로서 사업능력이 있고 주민들의 신망이 높은 자가 될 수 있다'고 명시한것으로 미뤄 양 회장이 특구의 '외국인 주민 1호'로 기록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