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3일 남한의 영화계 일각에서 남북대결을조장하고 북한체제를 비방하는 영화가 제작, 상영되고 있다며 이를 즉각 중지하라고촉구했다. 평양방송은 이날 "남한의 일부 영화제작자들이 우리를 자극하고 북남대결을 조장하는 불순한 영화들을 만들어 상영하고 우리의 체제를 헐뜯는 심히 그릇된 영화들까지 계속 제작하고 있다"면서 "그것은 북남 사이에 모처럼 마련된 화해와 협력의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될 뿐 아니라 좋게 발전하는 북남관계에 엄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비난했다. 이 방송은 남한 영화계 일각의 이같은 움직임은 "온 민족의 통일염원과 의지를반영하고 있는 6ㆍ15 공동선언의 기본정신에 배치되는 반민족적인 처사"라고 강조하고 "북남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들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사태에 대해 남측 당국은 심사숙고해야 하며 우리를 자극하는 영화들의 제작과 상영을 중지하는 책임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방송은 이어 "남한 영화계에서 민족의 통일지향에 역행하는 반공화국 영화들이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책임은 반통일 보수세력에게 있다"고 주장한 뒤 "우리는 극우보수세력의 손바닥에서 노는 남조선 영화계에 경종을 울린다"고 말했다. 방송은 최근 남한에서 상영됐거나 제작 중인 '반북영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상영된 영화로는 '쉬리'가, 제작 중인 영화로는 '휘파람 공주'와 '태극기 휘날리며'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휘파람 공주'는 김정일 위원장의 숨겨진 딸이 정략결혼을 피해 평양예술단의일원으로 위장해 남한을 방문했다가 큰 소동을 겪는다는 영화여서 개봉될 경우 북한측의 커다란 반발이 예상된다. 북한은 '쉬리'에 대해서는 북한군 특수부대의 훈련 모습과 서울에서의 테러 장면 등을 들어 "우리를 악의적으로 왜곡하고,북남대결을 고취시킨 영화"라고 혹평했다. 이에 앞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도 20일 "최근 남한에서 남북대결을 부추기는 영화를 제작하려는 것은 불신을 조장하는 시대착오적인 것"이라고 비난하고 이의 중지를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척호기자 chchoi0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