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제4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은 무엇보다 우리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에 대한 지지기반을 강화하는 자리가 됐다는데 1차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김 대통령은 23일 오후(한국시간) 덴마크의 코펜하겐 벨라센터에서 열린 개회식에 참석, 연설을 통해 최근 남북관계 현황을 설명하고 우리의 대북 햇볕정책에 대한회원국들의 변함없는 지지를 요청했다. 김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햇별정책에 결실이 있을 때, 그것은 한반도는 물론유라시아 대륙 전체,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고, 이에 회원국 정상들은 적극 호응했다. 김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회원국들의 평가는 개회식에 이어 개최된 정치분야 정상회의(제1차 정상회의)에서 구체화됐다. 각국 정상이 1차회의에서 한반도 정세를 주요 의제로 설정, 심도있는 논의를 한뒤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지지입장을 담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정치선언'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이 선언은 2000년 서울 정상회의시 채택된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선언'에 이어 우리의 대북 정책에 대한 아셈 정상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재확인하는 의미가 있다. 5개항으로 이뤄진 이 `한반도선언'은 ▲남북간 화해.협력과정에 대한 지지 재확인 ▲서해교전 사태와 같은 남북한 무력충돌 재발 방지 및 정전협정 준수 및 신뢰구축 증진 필요성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필요성 ▲북한의 핵, 미사일 문제의 대화를 통한 해결 ▲북미대화 재개 필요성 등 그동안 김 대통령이 추진해온 대북정책의 골격을 대부분 수용하고 있다. 특히 회원국 정상들은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개최 필요성을 강조하고 북미대화재개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함으로써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힘을 실어줬다. 이와 함께 김 대통령이 아셈 정상회의 개회식 연설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 실현을 위한 회원국들의 협력을 요청한 점도 주목할 만한대목이다. 김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지난 18일 경의선 및 동해선 연결공사 착공식 등 최근남북관계 진전상황을 설명하면서 `철의 실크로드' 실현을 위한 회원국들의 관심과협력을 요청했다. 이밖에 김 대통령은 미국의 9.11 테러사태 1주년 직후 열리는 이번 아셈 정상회의에서 아셈 차원의 대(對) 테러 협력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국제 테러리즘의 근절에기여하고 부산 아시안게임의 안전 개최를 위한 회원국들의 협력을 이끌어냈다. lrw@yna.co.kr (코펜하겐=연합뉴스) 이래운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