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법사위의 서울지검과 서울고검 국감은 '병풍'을 둘러싼 '폭로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한나라당은 현 정권의 조직적인 정치공작 의혹을 추궁했고,민주당은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맞섰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이날 김대업씨와 출장조사 및 수감생활을 같이 한 선호형씨의 제보내용을 공개하며 '병풍'의 정치공작 의혹을 제기했다. 홍 의원은 "선씨에 따르면 김대업은 민주당 설훈 의원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설 의원이 2000년 11월 김대업을 면담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김대업은 자신을 만나기 위해 민주당 고위인사들이 교도소에 많이 찾아왔으며 2002년 1월초에는 천용택 장관이 여러 번 찾아왔다고 제보자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박영관 서울지검 특수1부장은 이회창 후보 사건에 도움을 주면 추가 사건을 없애겠다고 김대업에게 말했다고 한다"고 언급한 뒤 "제보자는 김대업이 천용택 장관의 도움을 받아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났다고 자랑했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신기남 천정배 의원 등은 "검찰은 한나라당의 수사방해 압력에 맞서 단호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면서 "이 후보 장남 정연씨의 경우 불법 병역면제를 위해 3차례 금품거래 시도가 있었다는 의혹이 있고 차남 수연씨는 불법 병역면제 과정에서 3천만원의 금품거래가 있었다는 진술이 군 수사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역공을 폈다. 한편 정치공작 의혹 관련자들은 홍 의원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박영관 부장검사는 "홍 의원의 주장은 사실무근으로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고,김대업씨도 "선호형이란 인물이 누군지 모르며 그런 사람과는 일면식도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만 청와대 부대변인도 "박지원 비서실장은 김대업씨를 지금까지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정치공세 중단을 촉구했다. 김동욱·오상헌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