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참석차 덴마크를 방문중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3일(한국시간) 한반도와 아시아-유럽을 철도로 직접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이를위한 아시아-유럽 정상들의 협조를 공식 요청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열린 아셈 정상회의 개막식연설을 통해 "남북간 철도와 도로의 연결은 군사분계선의 철조망이 마침내 부분적이나마 제거되기 시작한 것"이라면서 "하나의 한반도를 위한 획기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특히 "남북간 철도연결의 또 하나의 의미는 유럽과 한국을 육로로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가 이룩된다는 사실"이라면서 "이는 하나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아셈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도 다시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회원국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완성이 눈앞에 다가온 아시아-유럽간 `디지털 실크로드'에 이어 `철의 실크로드'까지 완성되면 아시아와 유럽은 하나의 협력공동체를 향해 크게 전진하게 될 것"이라면서 "햇볕정책이 결실을 볼 때, 그것은 한반도는 물론 유라시아 대륙 전체,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SEM 정상회의는 이에따라 개막식에 이어 열린 첫날 정치분야 회의의 주요 의제로 한반도 정세를 토의, 미북대화 재개와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권유하는 내용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아셈 코펜하겐 정치선언'을 채택했다. 회원국 정상들은 `한반도 선언'을 통해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북한을 국제사회에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미국과 대화재개 전망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회원국 정상들은 특히 "정상들은 아셈 회원국들이 경제개혁, 기술, 인도적 분야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북한과 양자 및 다자 차원의 교류와 협력을 계속 증진시켜나가도록 권고했다"고 강조했다. 정상들은 이어 "남북한이 공동선언 이행과 관련한 조치들과 후속 제반 합의사항들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권고한다"면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한반도의 평화프로세스를 계속 유지해 나가는데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ASEM 정상회의는 이와 함께 `반국제테러 협력을 위한 아셈 코펜하겐 선언'도 채택, 테러와 초국가적 조직범죄에 대한 회원국들의 협의와 협력 및 조정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 대통령은 24일 유럽연합(EU) 의장국인 덴마크의 라스무센 총리 및 프로디 EU집행위원장과 한-EU 정상회담을 갖고 남북관계 등 한반도 정세와 한.EU간 실질협력증진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뒤 이날 밤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lrw@yna.co.kr (코펜하겐=연합뉴스) 이래운 정재용기자 =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