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번 추석연휴 기간을 12월 대선의 '대세잡기' 전초전으로 보고,자당 전략 홍보에 전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현지 민심은 정치권의 정쟁에 무관심한 표정이었고, 무소속 정몽준 의원의 대선행보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전하는 추석민심을 살펴본다. ◆한나라당=남경필 대변인은 21일 "이번 추석민심의 화두는 '정권교체'였다"면서 "부패와 무능한 현정권이 '병풍'정치공작을 일삼았지만 병역비리 의혹은 거의 이슈가 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충청권 민심의 경우 의원들의 성향에 따라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강창희 최고위원(대전 중구)은 "지역민들이 '병풍'논란을 더이상 듣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질려있었다"면서 "정몽준 의원의 대선출마와 관련해선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됐던 일인 만큼 관심이 미미했다"고 전했다. 김원웅 의원(대전 대덕)은 "이회창 후보가 '병풍'문제에서 좀더 솔직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면서 "정몽준 의원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고 상반된 분위기를 전했다. 수도권에선 기존 정치권에 대해 식상해 하는 유권자들의 반응이 그대로 드러났다. 임태희 의원(성남시 분당을)은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 외에는 뚜렷이 의견이 모아지는 게 없다"면서 "정몽준 의원의 파괴력에 대한 관심이 많았으며 그 평가도 사람들에 따라 크게 달랐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의 분위기에 대해 박승국 의원(대구 북구갑)은 "민주당의 '병풍'공세에 대한 지역민들의 분노가 매우 높았다"면서 "검찰의 '공작수사'와 민주당의 정치공세에 대한 불만이 정권의 부정부패에 대해 좀더 강하게 파헤치라는 요구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그는 정몽준 의원에 대해선 "지역민들이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전했다. ◆민주당=충청권 민심에 대해 박병석 의원(대전서갑)은 "유권자들 대부분이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며 "이회창과 노무현 두 후보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낸 반면 정몽준 의원에 대해 관심이 많더라"고 전했다. 송석찬 의원(대전 유성구)은 "통합신당을 만드는데 앞장서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면서 "정 의원쪽으로 후보가 통일될 것이란 전망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수도권의 김원길 의원(서울 강북갑)은 "노무현·정몽준 두 후보가 따로 나가면 안되고 통합해야 한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며 "노 후보에 대한 평은 최악인 반면 정 후보에 대해선 호의적인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지역 민심과 관련,장영달 의원(전북 전주·완산)은 "민주당이 노무현 중심으로 뭉쳐야 하는데 분열돼 속상하다는 소리를 많이 접했다"면서 "민주당이 단결해 세대교체를 확실히 이뤄야 한다는 요구가 거셌다"고 토로했다. 전갑길 의원(광주 광산)은 "광주·전남 정서는 이회창 후보를 이길만한 사람을 내세워야 하는데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노무현 후보로는 정권재창출이 어려운 것 아니냐며 걱정하는 사람이 많더라"고 지역민심을 전했다. 김동욱·윤기동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