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양측은 빠른 시일안에 국회회담을 개최한다는 원칙에 의견을 모았다. 남북간 국회교류를 협의하기 위해 방북 중인 국회대표단 8명(단장 김태식 국회부의장)은 20일 오전 만수대의사당을 방문,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나 남북 국회회담 재개 문제를 비롯한 남북 의회간 교류에 관해 포괄적인 협의를 가졌다. 우리 국회 대표단이 평양을 직접 방문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표단과 협의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85년~90년 남북국회회담을 위한 실무(예비)회담이 12차례에 걸쳐 열렸으나 90년 북측이 남측의 팀스피리트훈련 폐지 등을 요구하며 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하면서 중단됐다. 이날 면담에서 남측 국회 대표단의 김태식 부의장은 남북 국회 회담을 개최할 것과 이를 위해 장소나 시기, 방법 등을 논의하기위한 실무준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북측에 제의했고, 북측의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남북 국회회담을 여는데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 "구체적인 사안은 남측 대표단이 평양에 머무는 22일까지 논의하자"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남북 양측은 국회회담 개최와 관련한 세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의에 곧 착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측은 이날 만남에서 6.15 남북 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 남북간 신뢰를 쌓고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하자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남북간 국회 교류 뿐 아니라 여러사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근래 들어 남북 관계가 원상 회복되고, 다양한 분야에서 대화와 협력,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적절한 시기에 국회 부의장을 포함한 남측 국회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해 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환영한다"면서 "이번방문이 남북간 평화와 협력을 위한 촉진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6.15 남북 공동 선언의 정신을 고수하자는 북측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전제한 뒤 "남북 사이의 다방면적 대화와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남북 국회사이의 접촉과 국회의원간 왕래, 의견교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식 국회 부의원장은 "남측에서는 대북사업을 법적,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위해서는 의사결정권을 가진 국회의 기능이 중요하다"면서 "국회회담을 추진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먼저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오는 29일 개막할 부산 아시안게임에 북측의 최고인민회의 의원들이 북측선수단 응원을 위해 참석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참관을 제의했다. 1시간 10분여 동안 진행된 이날 회담에는 김태식 국회 부의장과 배기선 문화관광위원장, 함승희.김성호 민주당 의원, 정진석.원철희 자민련 의원, 정진용 입법차장, 천호선 문광위 수석전문위원, 강대영 KBS부사장 등 남측 대표단 9명과 북측의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안경호 조평통 위원장, 리종혁 아태 부위원장, 리삼로 대의원 등 5명이 배석했다. 이 자리에서 함승희 의원은 "일본의 과거사 사죄 및 배상 문제, 정신대 문제 등에 대해 남북이 공동으로 대응하자"고 제안했고, 배기선 문광위 위원장은 남북 영화교류 및 문화재 교류를, 정진석 의원은 남북 국회간 정례적인 대화 교류 및 2006년독일 월드컵 남북 단일팀 출전 등을 제의했다. 이에 대해 김영남 위원장은 "남측의 여러 의견에 대해 실현시키는 방안에서 노력을 기울여 보겠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김성호 의원은 "그동안 국회가 남북관계 진전을 촉구해 오고서도 정작 남북간국회 차원에서는 대화를 하지 못하는 모순된 상황에 빠져 있었다"면서 "이번 남북국회 대표단 협의를 통해 국회 회담이 정상화될 경우, 다양한 남북교류를 법적,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연합뉴스)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