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취재단= 19일 오전 평양 시내 위치한 2천여석 규모의 봉화예술극장에서는 20일 단독 공연과 추석인 21일 남북 교향악단의 합동 연주를 앞두고KBS교향악단의 연습이 한창이다. 수석객원지휘자 박은성(수원시향)씨의 지휘로 105명의 단원들은 몽금포 타령을주제로 한 김성태의 '코리안 카프리치오'등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준비하고 있었다.18일 오후 중국을 통해 평양에 도착한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를 비롯 소프라노 박정원, 테너 김영환씨 등 협연자들도 연습에 합류했다. 이날 오후에는 조선국립교향악단과 함께 '아리랑'(지휘 김병화) '밀양 아리랑'(지휘 박은성) 등 남북합동공연때 들려줄 연주곡의 호흡을 맞출 예정. 20일 오후 4시 KBS교향악단의 단독 공연은 KBS코리아로 남한에 위성 중계되며,추석 특집으로 이뤄지는 21일 오후 4시 남북 교향악 합동공연은 KBS-1TV와 조선중앙TV를 통해 한반도 전역에 생중계된다. 조선국립교향악단은 1946년 창단된 단체. 1천석 규모의 모란봉극장에서 정기 연주회를 열고 있으나 이번 공연처럼 대규모 행사를 위해선 평양 시내의 다른 극장에서도 공연을 한다. 지휘자 박은성씨는 "지금까지 남북한 음악교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1백여명규모의 교향악단이 평양 공연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이번 공연이 남북 화해와 협력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라는 뜻에서 작은 물줄기가 큰 강을 이루는 풍경을묘사한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중 '몰다우 강'을 비롯해 민족, 자연, 그리움 등의주제가 담긴 곡들로 꾸몄다"고 덧붙였다. 또 "음악과 이념은 국경을 초월한 강력한 호소력이 있는 만큼 남북한 지휘자,독주자 교환 연주도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KBS교향악단의 방북은 지난 2000년 8월 조선국립교향악단 의 서울 공연에 대한답방 형식으로 이뤄진 것. 남북 합동공연에서 연주할 '아리랑'과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는 서울 공연에서도 선보였던 북한의 대표적인 관현악곡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소프라노 박정원과 테너 김영환이 오페라 '춘향전' (현제명 작곡)중 사랑의 2중창 '그리워 그리워',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가 마스네의 '타이스의명상곡'(단독 공연)과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합동공연)을 협연한다. 북한측은 북한이 자랑하는 신예 연주자 지휘자 김호윤(37)씨와 만수대예술단 피아니스트 김근철(40)씨를 내세운다. '아리랑'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에서는 인민예술가인 김병화(66)씨가 지휘봉을잡고 관현악 '그네 뛰는 처녀', 피아노협주곡 '백두산의 눈보라' 등 나머지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김호윤씨가 지휘한다. 그는 평양 태생으로 평양음악무용대학 기악학부를 거쳐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를 졸업했다. 90년부터 국립교향악단 지휘자와윤이상음악연구소 관현악단 지휘자로 있으면서 범민족통일음악회 때 지휘봉을 잡은바 있다. 피아니스트 김근철은 평양음악무용대학을 거쳐 모스크바 음악원을 졸업했다. 그가 연주할 피아노 협주곡 '백두산의 눈보라'도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 집체창작으로항일혁명 당시 빨치산 유격대의 활약상을 음악에 담은 작품이다. 이번 두 차례의 평양 공연에서 무대 세트는 에밀레종의 비천상 문양(단독공연)과 동명왕릉에서 출토된 금관 문양(합동공연)이 무대 배경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김재원 KBS아나운서와 북측 여자 아나운서의 사회로 총3부로 나뉘어 열리는 21일의 합동공연에서는 카메라 8대 등 북한 방송장비를 이용해 남북한 합동 스태프가생중계한다. 남북한이 공연실황을 공동 제작해 동시 생방송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실황은 봉화예술극장-중계차-북한 체신성-인도양 60도 위성-광화문 KT-KBS를 거쳐 남한 전역으로 송출하는 방식이다. KBS교향악단은 6박7일간의 평양 공연일정을 마치고 22일 아시아나 직항로를 통해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평양=연합뉴스)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