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17일 평양 순항공항에 도착 후 굳은 표정을 지어보인 것을 놓고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정부 전용기 트랩 위에 모습을 드러낸 뒤 오른 쪽을 잠깐 살펴보고 트랩을 내려왔다. 그는 그간 외국 방문 때마다 환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거나 허리를 가볍게 숙여 인사를 하는 등 특유의 `예의 갖추기'를 해 왔으나, 이날은 시종 굳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고이즈미 총리의 이날 표정은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때 보여준 표정보다도 근엄하게 느껴질 정도로 굳어있었다. 이를 놓고 NHK방송에 나온 해설자는 "일본인들이 통상하는 식으로 머리를 숙이지 않고 시선을 정면에 두고 트랩을 내려온 것은 잘 한 일"이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이날 북.일 정상회담에 임하는 단호함과 결연함을 굳은 표정을 통해 북한측에 전달했다는 해석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백화원 초대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때도 굳은 표정이었으나 간간이 미소를 짓기도 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