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6일 한나라당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사저신축과 관련해 '대통령 일가 주택 100억원대설'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하면서 연일 공세의 수위를 높이자 "한나라당이 혹세무민하고 있다" "우리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며 강한 어조로 반격에 나섰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이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를 45억원(땅값 포함), 장남 김홍일(金弘一) 의원의 집을 23억원, 차남 홍업(弘業)씨의 아파트를 20억원, 삼남 홍걸(弘傑)씨의 LA 집을 13억원 상당으로 추정해 '대통령 일가 주택 100억원대설'을 제기한데 대해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우리도 할 말이 없어서 안하고 있는 것은 아닌데, 해도 너무 한다"면서 "우리도 그저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겠다는 생각도 있다"며 역공을 취할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사무총장이나 대변인의 입을 통해서 나오고 있는 얘기가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뜻인지 묻고 싶다"면서 "한쪽에서는 말도 안되는 험구를 일삼고 이 후보는 모양좋은 행사나 다니고...그래서야 되겠는가"라고 이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관계자가 추정한 동교동 집값이 매번 높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 "언제는 20억원이라고 주장했던 집값이 어느날 30억원이 되고 오늘은 45억원이된다고 한다면 이런 것들이야 말로 혹세무민이 아니고 무엇인가"라면서 "아직 완공되지도 않은 집값이 내일은 또 얼마가 될지 궁금하다"고 비난했다. 또다른 고위관계자도 동교동 사저의 주택 규모와 용도, 자금 출처 등을 자세히 설명한 뒤 "비판은 수용하지만 모략은 수용할 수 없다"면서 "우리도 하고 싶은 말은 많고 알고 있는 것도 많다. 그러나 우리가 말을 하느냐"고 한나라당에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의의 경쟁을 벌여 국민의 선택을 받도록 해야지...이러는 것은 우리 보고 자꾸 나서 정치개입을 하라는 것이냐"고 반문한뒤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안 나선다"며 청와대의 정치 불개입 원칙을 거듭 분명히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의 이같은 발언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불개입 원칙은 확고하게 지키되 정치공세에 대해선 `수비만 하지 않고 공격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