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16일 신당추진위의 해산에 따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의 선거대책위와 비노(非盧) 중도계의원들의 비공식 통합신당기구가 완충장치 없이 정면충돌함으로써 추석후 비노 중도파의 집단탈당 등으로 인한 분당(分黨) 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당초 한화갑(韓和甲) 대표와 김영배(金令培) 신당추진위원장은 지난 14일 회동에서 당분간 신당추진위를 존속시키기로 의견을 같이 했으나 이날 김 위원장은 회의를 마친뒤 "통합신당 추진이 민주당의 대통령후보를 비롯한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지않는 등의 이유로 좌절되고 말았다"며 추진위 해산을 전격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뜻있는 많은 의원들은 포기하지 않고 국방, 외교, 행정력 등대통령으로서 애국심과 자질문제를 깊이 심사해 구국적인 결단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반노(反盧) 격문' 같은 성명서를 내고 추진위 해산을 선언했다. 신당추진위의 해산결정은 이날 회의에서 "이미 안되는 것으로 결론이 난 통합신당 노력을 더한다는 것이 무의미하다"며 통합신당 노력이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다는데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 후보로는 안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김원길(金元吉) 의원 등의탈당 불사파와 박양수(朴洋洙) 의원 등의 구당파 사이에 추진위 존속이 자신들의 통합신당 추진에 도리어 장애가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추진위엔 친노 인사 뿐아니라 반노.비노 인사들도 대거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비노 중도계는 `신당추진위'라는 완충장치없이 독자적인 통합신당 추진노력을 기울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이미 지난 14일 모임을 갖고 당밖에 별도의 비공식 신당추진기구를 만들어 정몽준(鄭夢準) 의원과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 자민련 등 대선후보군 및 제정파와 연대협상을 벌인다는 전략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탈당 불사파'의 핵심인 김원길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추석 뒤통합신당을 창당할 수 있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우선 20명 정도 민주당을 탈당할것"이라고 세규합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또 "당장 탈당을 각오한 의원은 12-13명이며, 시간을 두면 중도파에서 20명이 탈당할 것"이라며 "반노 진영까지 합치면 (탈당자가) 2배쯤 된다"고 주장했다. 김원길 박상규 의원 등은 중도계이면서도 현재 `노무현-한화갑' 체제를 만드는데 기여했을 뿐 아니라 수도권 지역구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실제 탈당할 경우노 후보에 미치는 충격은 심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같은 집단탈당 움직임은 이인제(李仁濟) 의원으로 상징되는 반노측의 세가 현격히 위축되면서 노 후보 주도의 선대위 출범이 힘을 받을 것으로 예견된 상황에서 터져나옴에 따라 그 충격은 배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내에선 "구(舊) 반노는 가고 신(新) 반노가 떴다"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