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금강산에서 시작된 남북 철도.도로연결 실무협의회는 시작부터 착공식 명기와 자재지원 문제를 놓고 남북 양측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남측은 18일 도라산역과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각각 경의선.동해선 착공이 이뤄질 것임을 북측에 알리고 북측 구간의 착공식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에서 이뤄질것인지 합의서에 명기할 것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공사는 비무장지대(DMZ)에서 이뤄지는 만큼 군부의 소관사항이라며 권한 밖의 일이라는 논리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자재 지원 문제에서 남측은 차관공여 방식을 원칙으로, 단계별로 남쪽이 직접 현장검증을 해 가면서 추진하는 방법을 북측에 제의했고, 북측은 `한꺼번에 1만명을동원해 와닥닥 해 제낄 것'인 만큼 일괄지원을 요구했다. 양측이 제시한 자재.장비 명세물품에도 차이가 있긴 했지만 이는 서로 조정하는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남측 회담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남북 양측은 14일 오전 전체회의에 이어 철도성 실무자를 대동한 수석대표 단독접촉을 가졌지만 협상은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이러한 팽팽한 줄다리기가 해결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14일 밤 11시를 넘기면서부터였다. 밤 10시쯤 환송만찬을 가진 뒤 수석대표 단독접촉을 다시 열려던 남측은 이날밤 판문점에서 타결된 군사실무회담 합의를 북쪽에 알리고 결심을 촉구했다. 남쪽은 "밤 새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북쪽을 압박했지만 군사실무회담 합의사실조차 모르고 있던 북측 대표단은 당황했다. 북측은 "준비를 해야 하니 내일(15일) 하자"는 이야기만 되풀이했고 남쪽은 군사실무회담 합의를 반영한 남측의 합의서 최종안을 북측에 전달하고 15일 오전 전체회의에서 타결짓자는 방침을 전달했다. 15일 오전 8시 회담장인 금강산여관에 도착한 남측 대표단에게 북측이 전체회의 시기를 연기하면서 수정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담 전망이 다소 불투명해졌다. 낮 11시10분부터 12시15분까지 수석대표 단독접촉을 통해 북측의 수정안이제시되면서 회담은 난항하기 시작했다. 수석대표들은 남측 대표단이 귀환하게 될 설봉호 출항 시간을 늦추면서 오후 2시 이전 타결을 위해 오후 1시에 접촉을 재개하기로 했으나 설봉호는 2시에 출항하고 수석대표 접촉은 오후 2시15분에야 열렸다. 다시 시간을 번 남북 양측 대표단은 2시15분부터 50여분간 수석대표 단독접촉을 통해 합의문안을 조정하는 등 거의 대부분 사항에 의견 접근을 보고 미진한 문제는 문서교환 방식 등으로 협의하기로 하면서 타결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금강산=연합뉴스)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