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북한의 인공기가 분단이후 처음으로 한국 땅에서 게양된다. 부산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BAGOC)는 16일 오전 11시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에 위치한 메인프레스센터(MMC) 개관식때 북한 인공기를 포함한 참가국 44개국의 국기 게양식을 가질 예정이다. 조직위는 또 이날 MMC 뿐만아니라 부산시 범일동에 위치한 조직위원회 빌딩과선수촌, 본부호텔에도 일제히 참가국 국기를 올릴 계획이어서 북한 인공기는 아시안게임이 끝나는 날까지 항도 부산에서 게양되게 됐다. 해방 이후 북한이 태극기 대신 채택한 인공기는 독립운동가 해공(海公) 신익희(申翼熙) 선생의 조카인 신해균 화백이 도안한 것으로 중앙원에 오각별이 새겨져 있다. 그동안 남쪽에서는 대학가에서 불법적으로 나부껴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었지만당국의 승인 아래 인공기가 공식적으로 게양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안게임 동안 인공기는 북한선수단이 출전하는 경기장과 시상대에서도 게양되고 355명에 이르는 북한 응원단도 수기로 된 인공기를 사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개막식 남북한 동시입장 때는 태극기와 인공기 대신 한반도기가 사용되고 북한 서포터스의 인공기 사용도 철저히 금지된다. 인공기 게양은 북한의 아시안게임 참가 결정 이후 첨예한 논쟁거리였다. 지난 달 28일 연합뉴스가 실시했던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6.8%가 인공기 게양에 찬성 의사를 보였으나 일각에서는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한편 총 7천376명의 보도진이 입주할 MMC 개관식에는 정순택 조직위원장과 김성재 문화관광부장관, 안상영 부산시장 등 3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부산=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