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3일 신당 논의를 둘러싼 갈등으로 중도계 의원 일부가 탈당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심각한 분당(分黨)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12월 대선과 관련, 당과 선대위를 2원화해 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특히 김원길(金元吉) 곽치영(郭治榮) 의원 등 통합신당 추진을 위해 탈당을 검토했던 중도계 일부 의원이 탈당의사를 밝히고 반노측 의원들이 동조탈당 의사를 시사하는 등 신당논의를 둘러싼 내홍이 증폭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원길 의원은 이날 주변인사에게 "노무현 신당이든 정몽준 신당이든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고심끝에 탈당을 결심했다"고 탈당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곽치영 의원은 "추석전에는 (탈당을) 해야 하며,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고 이인제(李仁濟) 의원과 가까운 전용학(田溶鶴) 의원도 "제의를 받은 적은 없지만 중도파 의원들이 탈당하면 동참할 용의가 있다"고 동조탈당 의사를 비쳤다. 하지만 이들로부터 의사를 타진받은 수도권 의원들이 대부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시점에서의 탈당에는 반대하고 있어 실제 세규합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당내에선 한화갑(韓和甲) 대표 등의 설득으로 탈당의사를 갖고 있는 중도계 의원은 김원길 곽치영 의원을 포함해 많아야 4-5명선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노무현 후보가 직접 나서 김원길 의원 등 탈당검토 중도파 의원들을 집중설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신당추진위 결산과 선대위 인선방향 등이 결정될 내주 초가 민주당 내홍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최명헌 박종우 설송웅 의원 등 또다른 중도계 의원들은 이날 정권재창출을 위한 구당(救黨) 서명운동에 착수했으며 조만간 서명의원 명단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오전 회동에서 "일상적인 당무와 국회운영은 당이 계속 맡고 선거에 관한 업무는 선대위가 맡는 (2원화) 방식으로 대선을 치르기로 합의했다"고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한 대표는 선대위원장직을 고사했고, 노 후보도 이를 수용했다. 당과 선대위 2원화는 역대 대선에서 통상 선대위가 당 조직을 흡수했던 전례를 벗어난 이례적인 결정으로, 향후 선거전이 본격화될 경우 당과 선대위 조직간에 불협화음과 갈등 소지를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탈DJ 문제를 둘러싼 노 후보와 한 대표간 갈등이 한 대표의 선대위원장 고사 결정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대표는 조찬회동에서 "국민의 정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할 일이 많다"며 "예산안 통과가 대단히 중요하며 그런 일에 열중해서 대통령을 도와드리고 싶다"고 말해 탈DJ 기류와는 다른 시각을 보였다. 하지만 노 후보측은 "당정분리의 정신에 맞춰 당무와 선거조직도 분리하겠다는 노 후보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두 조직간 마찰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신당추진위는 16일 결산회의를 열어 이한동 전총리, 자민련과의 통합문제에 별다른 진척이 없을 경우 추진위를 해산, 신당추진 무산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 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