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오는 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자리에서 일본이 북.미관계 개선의 가교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북한측은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좋은 사이를 유지하고 있는 고이즈미 총리를 통해 북.미 관계개선을 노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의 강석주 외무부상은 지난달 하순 북한을 방문했던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일본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 국장에게 "미국과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일본이 미국과 대화할 때는 이런 입장을 잘 설명해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정일 위원장도 고이즈미 총리에게 같은 취지의 요청을 하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북한과 일본의 과거 청산문제와 관련, 일제가 1945년 당시 한반도의 현재 북한지역에 남겨놓은 재산총액은 지금 가격으로 환산할 경우 8조7천800억엔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북한이 상호 재산청구권 포기를 통한 `경제협력방식'의 과거 청산에 응하기로 알려진 것은 재산청구권을 행사할 경우에 오히려 북한이 일본에 지불해야 할 금액이 5조-6조엔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마이니치(每日)신문은 고이즈미 총리를 동행할 내.외신 방북 취대단 규모는 12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또 북한은 처음으로 취재단의 위성전화 사용을 허용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