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13일 지난 4월에 이어 5개월만에 금강산에서 열렸다. 남북 가족 5백50여명은 이날 오후 금강산 온정각에 마련된 단체상봉장에서 반세기만에 만나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며 부둥켜안은 채 회한을 달랬다. 이날 상봉장은 온통 울음바다를 이뤘다. ○…남측 이산가족 중 최고령자인 김순규 할머니(93)는 50여년만에 만난 북측 딸 최순옥씨(72)의 주름진 얼굴을 쓰다듬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전쟁통에 죽은 줄만 알았던 큰딸이 살아서 상봉장 입구에 들어오자 김씨와 최씨의 사촌 동생 태규씨(65)는 최씨를 알아보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날 행사장에는 백발의 노부부들도 부둥켜안고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조금래씨(73.여)는 한국전쟁중 전사 처리돼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위패까지 봉안하고 제사를 지내온 남편 리기탁씨(74)가 행사장에 나타나자 실감이 나지 않는 듯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다리가 불편해 휠체어에 의지한 조씨의 모습에 남편 리씨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네 살 때 헤어져 아버지의 얼굴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던 남측의 딸 이영옥씨(57)는 막상 아버지 리상설씨(74)를 만나자 반가움에 울음을 터뜨렸다. 영옥씨가 "어머니가 아버지랑 헤어진 뒤 3년만에 화병으로 돌아가셨다"고 말하자 리씨는 "작년까지도 살아있는 줄 알았는데…"라며 딸 영옥씨의 손을 잡고 눈시울을 붉혔다. 홍영식 기자.금강산 공동취재단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