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10일 김석수 총리서리를 임명함에 따라 김 서리의 임명동의안이 이번에는 국회를 통과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상·장대환 전 총리서리 임명동의안이 잇달아 국회에서 부결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번주중으로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김 총리서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이달 말쯤 열릴 것으로 보인다. 김 총리서리 지명에 대해 민주당과 자민련이 일단 환영을 표했고 한나라당도 두차례 부결에 따른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어서 돌발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쟁점 뭔가=현재까지 드러난 쟁점은 아들 병역면제와 삼성전자 사외이사 겸직 등 두가지다. 김 서리의 장남(36)은 건강상의 문제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김 서리가 막판까지 총리직을 고사했던 것은 바로 이 문제 때문이었다. 김 서리측은 그의 장남이 3년간 병원에 입원,치료한 병력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 서리가 99년3월부터 3년간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활동해온 부분도 논란거리다. 김 서리는 99년3월 사외이사로 등록된 뒤 같은해 6월 증자에 참여,5백주의 실권주를 배정받았고 올 초 이를 처분해 1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 서리가 맡고 있는 공직자윤리위원장(별정직)은 민간인 신분이어서 사외이사를 겸하는 게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공직자의 윤리를 다루는 자리라는 점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의안 처리 전망=일단 통과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대법관과 선관위원장을 지내 검증과정을 거친 데다 정치권의 분위기도 일단은 우호적인 상황이다. 원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선(先)검증 후(後)당론결정'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철저한 검증을 다짐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정수행능력과 자질,중립성,도덕성 등을 고루 갖춘 인물인지를 검증할 것"이라며 "국정공백 상태를 줄일 수 있도록 신속한 검증절차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내부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으면 통과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인준안을 두번이나 부결시킨 만큼 또 다시 부결시킬 경우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가운데 두차례 청문회를 거치면서 총리에 대한 국민의 검증 잣대가 워낙 높아져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